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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내 노인정 한옥으로 지었으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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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문제는 이상적인 한옥을 우리 생활 속으로 어떻게 끌어들일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다. 아파트 단지에는 관리사무소.노인정.놀이터 등 단지 내 생활을 지원하기 위한 편의시설이 필요하다. 이런 편의시설로서 20평 정도의 작은 한옥을 지으면 좋겠다. 한옥 모습을 어설프게 흉내 낸 집이 아니라 전통건축을 짓는 전문적인 도편수를 통해 제대로 된 한옥 말이다. 아파트 단지를 방문한 외부 손님이나 단지 내 주민이 따뜻한 온돌과 그윽한 향기를 내품는 육송의 한옥에서 하룻밤 머무를 수 있도록 해보자. 한옥에 딸린 빈 마당이 있으면 그 효용성은 배가 될 수 있다. 그 한옥은 노인정으로 사용할 수 있고, 어린이들에게 한국 문화를 체험시키는 공간이 될 수 있다. 결혼식 피로연이나 장례식, 단지 내 지역주민의 커뮤니티 시설로 쓸 수도 있다. 비용도 20평 정도의 한옥을 짓는데 2억원이면 충분하다고 한다. 1000가구 정도의 아파트 단지를 지을 때 2억원 정도를 한옥에 투자해 얻을 수 있는 효과는 상당하지 않을까.

김종헌 배재대 교수 문화재 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