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예술단체 정부지원 줄어 "허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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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모스크바=김석환 특파원】소련의 대표적 극단인 스타니슬라프-네미로비치 단첸코 극단의 연기자 및 단원 전원이 21일 갑자기 단식투쟁에 들어갔다.
21일 모스크바의 문화거리인 푸슈킨 가에서 단식투쟁 돌입을 알리는 슬로건과 자신들의 요구사항이 적힌 유인물 등을 나눠준 이들은 이날의 단식투쟁이 단지 예고 적 투쟁임을 강조했다.
이들은 이날 ▲자신들의 경제적인 상황을 개선시키지 못한 책임 ▲연극활동지원의 침체 등을 이유로 극단 행정책임자의 해임을 요구했다.
또한 현재 침체에 빠져 가는 극단을 회 생시키기 위해 극장의 소속을 모스크바 시 문화부에서 러시아공화국 문화부로 바꿔 줄 것도 아울러 요구했다.
소련의 대표적인 예술단체들은 최근 경제적인 어려움과 각 소속단원들의 이탈, 새로운 예술단체들의 출범 등으로 인원·예산·시설 등 문제에서 심각한 곤경을 겪고 있는 상태다.
또한 전반적인 생활수준 하락과 서방 예술단체의 유혹 등으로 인한 예술의욕의 감퇴도 최근 소련의 각종 예술단체들이 겪고 있는 곤경중의 하나다.
소련의 예술단체들은 최근 정부의 지원이 줄어들고 독립채산비율이 증가함에 따라 흥행과 예술성의 유지라는 면에서 상당한 곤경에 처해 있다.
따라서 이들은 보다 더 지원이 많은 후원자들을 확보하기 위해 최근 소속을 바꾸거나 외국 예술 단체들로 전직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스타니슬라프-네미로비치 단첸코 극단의 연기자·단원들의 단식투쟁과 거리집회도 이와 같은 소련 예술계의 어려운 상황을 보여주는 한 예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소련 예술인들은 러시아 인민들의 예술에 대한 무언의 지원을 외면할 수는 없어서인지 쉽게 그들의 관람료 등을 올리지는 않고 있다.
스타니슬라프-네미로비치 단첸코 극단의 단원들은 이날 단식투쟁에 돌입하면서도 미리 표를 구입한 관객들을 위한 저녁공연은 예정대로 진행, 그들 관객에 대한 책임을 다했다. @@김석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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