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의회 정부개편안 승인/고르비/공화국 연방이탈 “내분초래” 경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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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기구개편 구체안 2주내 재심
【모스크바 AP·AFP 로이터=연합】 소련 최고회의는 23일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제출한 대통령권한 강화등을 골자로한 정부 개편안을 원칙적으로 승인했으며 리슈코프 총리는 최종 승인될 경우 자신을 포함한 각료 전원이 사퇴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이날 발트해 공화국들에 대해 연방으로부터의 이탈은 「유혈사태와 내분」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이같은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자신은 헌법상 모든 권력을 사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르바초프는 이날 최고회의가 끝난지 수시간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소연방을 이탈하려는 공화국들은 소련법률에 따라 국민투표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자신은 대통령으로서 이밖의 어떤 형태의 연방해체에도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분리를 원하는 공화국에 국민투표를 요구하는 연방법을 「온전한 이혼절차」에 비유,『이같은 방법을 통해야 피를 흘리지 않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또 옐친을 겨냥,『상태가 정상화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 세력이 있다』고 말하고 자신의 개혁을 독재음모라고 비난하는 반대자들은 권력마비상태의 지속을 바라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소련 최고회의는 이날 찬성 2백72표,반대 88표,기권 40표로 승인한 결의문을 통해 연방각료회의(내각) 해체와 새로운 국가최고기구 신설 등을 골자로한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제안을 원칙적으로 승인했으나 앞으로 2주내에 그 구체적 내용이 상정되는 대로 이를 다시 심의키로 했다.
옐친 러시아공화국 최고회의 의장은 고르바초프의 행정부 개편안이 러시아공화국의 독립 확대 움직임을 방해하기 위한 것이라고 비난했으며 대의원들도 내용이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2주내에 새로운 행정기구들의 임무에 관한 구체적 내용을 최고회의에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제시한 행정부 개편계획은 급진개혁파들이 장악하고 있는 권력구조를 해체하고 각 공화국 대표들을 참여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연방각료회의는 대통령 직속기구로 대체되고 15개 공화국 대표들로 구성되는 연방위원회가 최고통치기구로 기능을 수행하게 되는데 이 제안에는 총리직 철폐가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지는 않으나 이 계획이 시행될 경우 실질적으로 총리직은 불필요하게 된다.
이와 함께 최고회의는 소련의 사회·경제적 상황을 안정시키는데 도움을 줄 임시협정들을 1개월내에 마련,각 공화국 대표들과 체결할 것을 고르바초프 대통령에게 촉구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최근 파리에서 열린 유럽안보협력회의(CSCE) 정상회담에서 소련의 경제위기와 관련,서방 지도자들과 가진 회담의 결실로 앞으로 3주내에 식량을 비롯한 각종 지원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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