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선거·인권보장”/파리헌장 조인/유럽 34국 정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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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파리 AP·AFP=연합】 미국과 소련을 비롯,유럽안보협력회의(CSCE)정상회담에 참석한 34개국 지도자들은 21일 유럽에서 「대결과 분열의 시대」를 종식하고 모든 유럽국가들이 민주선거와 경제적 자유,인권보장 등의 새 시대를 여는 파리헌장에 조인함으로써 사흘간의 회담을 폐막했다.<관계기사 5면>
미테랑 프랑스 대통령을 필두로 알바니아를 제외한 모든 유럽국가와 미국·소련·캐나다 등 34개국 지도자들이 15분간 차례로 서명한 이 헌장은 「민주주의와 평화,단결을 예고하는 새로운 시대」가 유럽에 펼쳐지고 있음을 천명했다.
총 19페이지에 달하는 3개장으로 구성된 이 파리헌장은 유럽의 안보와 협력,인권에 관한 전반적인 지침을 명시하면서 CSCE의 안정된 발전을 위해 유럽 각지에서 설치될 새로운 기구들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는 한편 CSCE 참가국들이 지난 75년 체결한 헬싱키협정을 실현시키겠다는 지도자들의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이 헌장에 따라 CSCE는 빈에 분쟁방지센터를 비롯,바르샤바에 자유선거사무소,프라하에 상설사무국 등을 설치하며 34개 참가국들의 대표들로 구성된 의회성격의 기구도 설립할 예정인데 이 헌장은 또 34개 참가국의 외무장관들이 최소한 연간 1회씩 정례회담을,국가원수들은 적어도 2년에 한 번씩 회담을 개최토록 규정하고 있다.
이 헌장은 무력사용의 위협 및 실제행사 등을 배제하면서 CSCE의 참가국들은 분쟁발생 때 제3자의 의무적인 개입조항을 포함,평화적인 분쟁해결을 위해 광범위한 방안을 모색토록 규정하고 있다.
부시 미 대통령은 이 헌장의 서명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이제 역사의 한 장을 덮고 있다. 냉전은 끝났으며 우리는 평화롭고 안정된 유럽을 향해 함께 전진하고 있다』고 선언했다.
미테랑 프랑스 대통령은 CSCE정상회담의 폐막연설을 통해 과거 유럽은 비싼 대가를 치르고 각국의 국경선 존중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지적하면서 이제 유럽은 야망을 갖고 현실주의에 입각해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되었다고 천명하고 금세기말까지 앞으로 10년 동안은 유럽이 「역사와의 경주」에서 승리하고 새로운 유럽상을 확립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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