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막 앞둔 파리 유럽안보회의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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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동유럽인 몰려오자 서유럽 “불안”/페만·소 연방 분열 새 불씨로 등장/일,아주안보협약 “시기상조” 주장
40년 동안 계속돼온 유럽의 동서냉전을 청산하는 역사적인 파리 유럽안보협력회의(CSCE)가 새로운 유럽을 위한 파리헌장을 채택하고 21일 오전 폐막됐다.
그러나 비록 동서냉전은 끝이 났으나 민주화 개혁을 추진중인 동유럽국가들의 불안정한 상황,분열위기의 소련,그리고 페르시아만사태를 둘러싼 각국간 이견 등 불안요소들은 새로운 긴장의 불씨로 남아 있다.
○부머랭효과 걱정
○…냉전 기간동안 서방측의 강력한 요구사항중 하나였던 유럽 국경개방이 오히려 서유럽에 부머랭효과로 작용할 위험이 크다.
CSCE 정상회담에 참석중인 서방 지도자들은 동유럽인들이 자기나라 영토에 머물러 주도록 설득하는데 노심초사하고 있는데,냉전기간인 지난 70년대에 유럽인들의 자유로운 이동을 주장해온 서방 지도자들은 이제 생활고에 시달린 동유럽인들이 대거 몰려올 것을 걱정해야 하는 입장에 처해 있다.
○대처 만찬도 미뤄
○…집권 이후 최대의 정치적 도전에 직면하고 있는 대처 영국 총리는 보수당이 차기 당수를 선출하기 위한 투표를 실시한 20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과의 회담을 시작으로 미테랑 프랑스 대통령,그리고 터키·네덜란드·불가리아 등의 대통령들과 연쇄 회담을 갖는 등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대처 총리는 이날 연쇄회담을 마친 뒤 다른 33개국 정상들이 모두 참석하는 베르사이유궁에서의 발레 공연과 만찬 참석을 뒤로 미룬 채 투표결과를 알아보기 위해 파리주재 영국 대사관으로 향했다.
○중국·북한이 장애
○…일본은 CSCE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것과 유사한 형태의 아시아 안보협약은 시기적으로 적당치 않다고 20일 밝혔다.
와타나베(도변) 일 외무성 대변인은 CSCE 정상회담 합의내용들이 아시아 지역에서 언제쯤 가능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중국과 북한을 지적,중국은 아직 서방식의 자유시장 경제정책과 민주화를 약속하지 않고 있으며 북한도 중국을 뒤따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통독협력에 감사
○…콜 독일 총리는 유럽안보협력회의(CSCE) 정상회담에 참석하고 있는 33개국 지도자들에게 독일통일은 지난 75년 CSCE 1차 정상회담에서 제시된 원칙이 없었다면 이처럼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통독을 위한 이들 국가들의 지지에 대해 진정한 감사를 피력했다.
콜 총리는 『CSCE가 살아 움직이고 있었음을 증명할 필요가 있다면 나의 국가 및 나의 국민들의 역사에서 이루어진 행복한 전환이 이를 입증했다』고 말하고 『CSCE는 앞을 내다보는 정책을 위한 무대인 동시에 이상으로서 역사의 실험을 해냈다』고 역설했다.
○소 군사자료 의문
○…역사적인 유럽재래식무기(CFE) 감축협정이 조인됐으나 냉전의 유령은 아직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듯.
스코크로프트 미 대통령 안보담당 보좌관은 CFE협정이 체결된지 몇시간 후 CNN­TV와 가진 인터뷰에서 CFE협정에는 문제가 있다며 소련측이 제공한 군사자료의 정확성에 관해 의문을 제기했다.
○…유럽국가중 유일하게 CSCE회담에 참석하지 못한 알바니아는 유럽의 장래 판도를 결정하게될 역사적인 이번 회담에서 알바니아가 배제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면서도 알바니아가 곧 CSCE에 가입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외신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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