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태권도를 국기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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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이란이 이라크와의 전쟁으로 피폐화 된 국민정신을 결집·고양시키기 위해 스포츠진흥에 일대 중점을 두기로 하고 한국의 전폭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이를 위해 이란은 1차적으로 지난79년 이후 매년2월 실시되는 이란혁명기념대회를 국내대회로는 지난79년 테헤란 아시안게임 이후 최대규모로 전 종목에 걸쳐 열기로 하고 한국 측의 대규모선수단파견을 요청했으며 이란국내에서 붐이 일고 있는 태권도를 새로이 국기로 삼기로 했다.
페레이돈 엔테자리 주한이란대사는 16일 오후 체육부를 방문,『이라크와의 전쟁이후 황폐화된 국민정신을 일깨우고 특히 청년들의 침체된 사기를 앙양시키기 위해 국가적인 스포츠. 진흥을 펴나가기로 했다』면서『이란정부는 한국체육을 모델로 삼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밝혔다.
엔테자리 대사는『북경대회』에서 축구가 우승한데 자극 받아 이란청소년들을 중심으로 스포츠열기가 치솟고 있으며 이에 따라 정부가 스포츠중흥정책을 거국적으로 펴나가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부통령이 관장하는 이란스포츠진흥전담기구도 설치·운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그는 아시아의 스포츠강국으로 등장한 한국을 교과서로 삼기로 한 이란정부의 방침을 전하고 올림픽 등 대회조직·기술·운영 등 전반적인 한국체육의 노하우를 제공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를 위해 이란은 내년초 한국체육을 조사할 대규모 조사단을 파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과의 스포츠교류를 보다 확대하기 위해 축구·레슬링 등 두 종목의 정기교류를 제안했으며 특히 국기를 현행 레슬링에서 이란청년들 사이에 붐이 일고있는 태권도로 바꾸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같이 이란이 태권도를 국기로 삼게된 것은 태권도가 일정한 규율에 따라 하는 운동이어서 이란인의 체질에 맞는데다 현재 이란청년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란은 태권도 사범과 시범단의 파견을 아물러 요청했다.
이날 체육부와 엔테자리대사는 내년부터 대표팀 전지훈련· 코치교환· 친선경기 등 전면적인 스포츠교류를 한다는 원칙에 합의했다.
이란은 한국 측이 스포츠지원을 해주는 대가로 현재연간 10억 달러에 달하는 경제교류의 규모를 대폭 늘리겠으며 스포츠 지원과 관련된 비용을 모두 이란 측이 지불하겠다고 조건을 제시했다.
체육부는 이란의 이 같은 요청에 대해 양국관계증진차원에서 적극 지원키로 했으며 내년2월 열리는 이란혁명기념대회에도 지금까지의 형식적인 참가에서 탈피, 이란이 요구하는 전 종목 출전을 검토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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