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글로벌 강달러로 한국 2~3분기 무역적자 60억 달러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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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최근 달러화 강세로 무역수지 적자가 6개월간 60억 달러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국내·외를 가리지 않은 급격한 환율 변동이 역대급 무역적자 행진을 부추긴 셈이다. 26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러한 내용을 담은 ‘환율 변동이 수출입과 무역수지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공개했다.

일반적으로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 수출 가격 경쟁력을 높여 무역수지 개선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KDI에 따르면 이번엔 강달러 현상이 단기적으론 무역적자 악화 요인으로 작용했다. 달러화 가치가 급등(원화값 하락)한 올해 2~3분기 무역수지 변화를 살폈더니 원·달러 환율 변동은 무역적자를 20억 달러 줄이는 데 기여했다. 반면 한국을 뺀 전 세계 국가의 달러 대비 환율 변동은 적자 폭을 80억 달러 키우는 쪽으로 작용했다는 얘기다.

올해 월별 무역수지

올해 월별 무역수지

이런 상황을 종합하면 2~3분기에만 무역적자 폭이 당초보다 60억 달러(약 8조6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10월 20일까지의 연간 누적 무역적자 338억4300만 달러(약 48조4000억원)의 17.7%에 달한다. 올해 무역적자는 이미 1996년(206억2400만 달러)을 넘어 역대 최대치를 찍고 있다. 다만 강달러 추세는 중장기적으로는 점차 국내 무역수지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올해 2분기~2024년 2분기 2년 동안 무역 흑자를 68억 달러 늘리는 요인이 될 것으로 분석됐다.

김준형 KDI 연구위원은 “올 2~3분기 글로벌 달러화 강세가 전반적인 교역을 위축시켜 무역적자를 키웠지만, 점진적으로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가격 조정 영향이 나타나기 때문에 향후 무역적자 폭을 줄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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