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유네스코 자연문화유산 등재 중국, 단독으로 추진 않겠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1면

"중국 단독으로 창바이산(長白山.백두산의 중국식 이름)을 유네스코 자연문화유산으로 등재하진 않겠다.(중국과 북한의) 국경지역에 걸쳐 있기 때문에 등록한다면 관련국과 협의를 거쳐 공동으로 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다."

닝푸쿠이(寧賦魁.사진) 주한 중국대사가 16일 오후 서울대 국제대학원.중국연구소가 공동으로 주관한 특별강연회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중국은 그동안 독자적으로 백두산의 유네스코 자연문화유산 등록을 추진해 왔는데, 책임 있는 당국자가 단독 추진을 보류한다고 밝힌 건 처음이다.

'한.중 관계와 북핵 문제'를 주제로 한 이날 강연에서 그는 한국 사회에서 비판적으로 제기된 중국 측의 '백두산 공정'에 대해 "낙후된 지린(吉林)성 경제를 북돋우기 위한 지역개발사업일 뿐 다른 나라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중국이 북한을 지린.랴오닝(遼寧).헤이룽장(黑龍江)성에 이어 중국 동북부의 제4성으로 편입하려 한다는 음모론에 대해 "전혀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한국 고대사를 왜곡해 중국사로 편입하려 한다는 비판을 받아 온 중국의 동북공정(東北工程)에 대해서는 "역사 문제에 대한 해석은 다를 수 있으므로 학술 차원에서 함께 푸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중 사이에는 영토 분쟁이 존재하지 않는다. 학술 논쟁이 영토 분쟁으로 엉뚱하게 비화되는 것은 모두가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과 관련, 닝 대사는 "다음달 중순께 열릴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고 전하며 "북한의 핵실험 이전과 달리 문제 해결에 시간이 더 많이 걸리겠지만 중국은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한.중 간 자유무역협정(FTA) 추진에 대해서는 "그동안 민간 차원에서 진행해 온 타당성 연구는 끝났다"며 "이제는 정부 차원에서 협상을 시작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장세정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