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길] 유행 1번지 … 트렌드 이끄는 인테리어·의류 전문점 집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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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식당.술집으로 복작대던 거리가 변신을 시작한 건 2~3년 전. 수입 인테리어 전문점들이 하나둘 생기더니 어느덧 강남의 새 명소로 떠올랐다. 이어 수입 의류 매장과 유럽풍 카페들이 자리 잡으면서 서울의 대표적인 이국풍 거리로 탈바꿈했다.

이곳을 찾는 이들은 특이한 매장이 많고 덜 붐비는 것을 장점으로 꼽는다. 이현정(32.주부)씨는 "이곳 저곳 기웃거리다 보면 마치 외국 쇼핑 거리에 나온 듯한 느낌이 든다"고 했다. 김지영(33.회사원)씨는 "명동이나 이대 앞 쇼핑가처럼 번잡하지 않고, 카페에 혼자 앉아 차를 마셔도 어색하지 않다"고 말했다. 주 고객은 30~40대 여성. 값비싼 수입 제품을 취급하는 점포가 많다 보니 소비자의 나이도 자연스럽게 올라갔다. 최근 일본풍 옷을 파는 매장들이 생겨나면서 10~20대의 발길도 늘고 있다. 대부분의 매장이 대리 주차를 해준다. 일요일에는 문을 닫는다.

가구·옷 함께 파는 '짬뽕 매장' 많아

가로수길은 다른 인테리어숍 거리와 다르다. 고속터미널 지하상가처럼 싸고 예쁜 소품이 많은 것도 아니고, 논현동 가구 거리처럼 수입 가구들을 마음껏 구경할 수도 없다. 을지로나 아현동 거리 같은 할인 혜택도 기대하기 힘들다. 하지만 여기엔 다른 곳에서 찾기 힘든 물건들이 있다. 영국 골동품 시장에서 가게 주인이 직접 골랐다는 찻잔, 손때 묻은 유럽식 협탁, 만화 주인공이 그려진 주방 용품 등이 그것이다. 매장 형태도 '짬뽕'이다. 가구 매장에서 퀼트 제품을 팔고 앤티크 가구 옆에 빈티지 의상을 걸어 놓았다. 가격은 좀 비싼 편이어서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까지 한다. 하지만 각기 다른 분위기의 매장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재미있다.

패션 리더들의 천국 … 레깅스만 수십 가지

의류 매장들은 주로 빈티지 의상과 소품을 판매한다. 일본.홍콩 등지에서 수입한 것이 많다. 요즘 유행하는 레깅스만 해도 수십 가지가 넘는다. 일부 점포에서는 해외 명품을 할인 판매하거나 매장 주인이 유럽.홍콩에서 직접 사온 옷들을 내놓고 있다. 빈티지 의상의 가격은 1만~10만원 정도. 명품이나 수입 의류는 수십만원을 호가한다. 하지만 수입품과 국내 의류를 섞어 파는 곳도 여럿이니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

노천 카페도 가로수길의 명물이다. 카페 내부엔 테이블이 5~6개 정도로 단출한 편이다. 분필로 아무렇게나 메뉴를 써놓거나 이 빠진 골동품 찻잔에 커피를 내오는 등 나름의 개성을 갖고 있다. 청담동 카페들처럼 널찍한 좌석이나 화려한 장식은 없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매력적이다. 케이크와 샌드위치 등이 주 메뉴. 저녁 손님을 위한 와인바와 레스토랑도 거리 곳곳에 숨어 있다.

홍주연 기자
이지영 레몬트리 자유기고가

◆자연이 빚은 가로수길 떡집 & 세상을 담는 그릇 집

문 연 지 한 달쯤 됐다. 떡과 그릇을 함께 판다. 떡은 1~10개씩 개별 포장이 돼 있다. 큼직한 4~6가지의 시식 떡과 오늘의 차(커피, 화차, 보이차 등)를 맛볼 수 있다. 녹차아몬드찰떡(1개) 1400원, 허브꿀떡 5000원, 구슬떡 5000원. 매장 뒤편에서는 깔끔한 디자인의 우리 그릇을 판매한다. 오전 9시~오후 9시. 02-514-7955.

◆옷·가구 판매 멀티숍 체롭스 엔틱

가구는 앤티크 스타일이 대부분으로 찻잔 등 인테리어 소품도 판다. 옷은 주로 일본.홍콩에서 수입한 빈티지 의상이다. 오전 10시~오후 8시. 02-548-0564.

◆여성의류 전문점 103

빈티지 느낌의 헐렁한 의상이 많다. 목걸이.레깅스 등 요즘 젊은 층에서 유행하는 패션 소품도 판다. 오전 11시~오후 9시. 02-511-56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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