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전부인 내 아들은 떠나고…'어머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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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록강은 흐른다'를 인상 깊게 읽었던 독자라면 저절로 손이 갈 책이다. 소설은 신식 학문을 배우는 수심이라는 소년과 홀어머니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주인공 수심에게서 독일로 유학가기 전 이미륵의 모습이 엿보인다.

소설 속 모자는 서로를 사랑하되 갈등하는 관계다. 어머니는 어렵게 얻은 아들에게 주려고 재산 지키기에 몰두하지만 아들은 그런 어머니에게 거리감을 느낀다. 신문화에 눈뜬 청년인 수심에게는 신분 차이를 구별짓는 어머니의 사고방식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고, 어머니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관대하기만한 아들의 유약함이 걱정될 뿐이다.

소설 속에는 구한말 조선땅의 풍경과 서민들의 생활상도 묘사하고 있다. 어느 날 수심이는 어머니를 다정스레 포옹한다. 그리고 다음날 자신을 찾지 말라는 편지를 남기고 집을 나간다. 삶의 전부였던 아들을 잃은 어머니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눈 녹아 내리는 물소리만 들릴 정도로 외롭고 적막했다고 작가는 적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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