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속 모자는 서로를 사랑하되 갈등하는 관계다. 어머니는 어렵게 얻은 아들에게 주려고 재산 지키기에 몰두하지만 아들은 그런 어머니에게 거리감을 느낀다. 신문화에 눈뜬 청년인 수심에게는 신분 차이를 구별짓는 어머니의 사고방식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고, 어머니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관대하기만한 아들의 유약함이 걱정될 뿐이다.
소설 속에는 구한말 조선땅의 풍경과 서민들의 생활상도 묘사하고 있다. 어느 날 수심이는 어머니를 다정스레 포옹한다. 그리고 다음날 자신을 찾지 말라는 편지를 남기고 집을 나간다. 삶의 전부였던 아들을 잃은 어머니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눈 녹아 내리는 물소리만 들릴 정도로 외롭고 적막했다고 작가는 적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