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살아난 무분별 투자/수직상승 증시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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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아무 주식이나 사고보자”줄이어/해외 핫머니ㆍ정치자금 가세한 듯
증시가 걷잡을 수 없는 폭등세로 들어서자 증권사 객장에는 돈을 싸들고 와 「아무 주식이나 좀 사달라」는 투자자들의 간청이 줄을 잇고 있는 형편.
이중에는 최근 깡통계좌와 관련해 증시에 환멸을 느꼈던 사람들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으며,광주ㆍ대전 등 일부 지방에서는 주식투자를 어떻게 하는지도 잘 모르는 초심자들도 몰려들고 있어 과거와 같은 무분별 투자행태가 다시 재연된 느낌.
○여유자금 증시 유입/고객예탁금도 급증
○…이에 따라 고객예탁금도 하루 평균 7백억원 안팎씩 늘어 23일까지 1조8천억원이 넘어선 것으로 추산되는데 증권거래소의 한 관계자는 부동산투기 억제와 사정한파,긴 증시침체 등으로 그동안 마땅한 투자처를 못찾아 방황하던 돈들이 폭등증시로 유입되는 것으로 풀이.
다른 쪽에서는 일본 등 해외 핫머니의 유입도 적잖다고 보고 있으며,지자제 등을 앞두고 정치자금도 가세하고 있다고 분석.
○폭등 점못친 기관들/큰손들에 허찔린 셈
○…투자사들도 증권사등 다른 기관투자가와 마찬가지로 이번 폭등세를 전혀 예측하지 못함으로써 허를 찔렸다.
특히 투신은 보장형 수익증권 발매대금으로 지난달 20일부터 주식을 사기 시작했으나 주가전망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아 그동안 소극적인 투자전략으로 일관하다 결국 「큰손」들에게 뒤통수를 맞은 꼴이 됐다.
투신은 「큰손」들이 분위기를 활황세로 바꿔놓은 후에야 허겁지겁 주식매입을 늘리고 있으나 매물부족으로 「보장형」판매대금 만큼 주식을 사지 못해 고민.
23일 매수잔량이 4천만주를 넘어선 것도 이같은 투신사의 허점이 노출되면서 「팔자」주문이 자취를 감춘 때문이라고 한 관계자는 분석.
○폭락­폭등 되풀이/우선주가 큰 요인
○…폭락 및 폭등 장세에는 우선주가 한 요인이 되고 있어 제도개선이 시급한 실정이다.
우선주는 의결권 없이 보통주보다 배당금을 1%포인트 더 주는 주식으로 대주주들이 경영권 침해를 염려하지 않고 자금을 조달하는데 최선의 무기.
이같은 우선주는 침체국면때 자금이 달린 대주주들이 이를 대부분 팔아치워 폭락을 부채질 하다가 상승국면으로 돌아서자 같은 회사주식인데도 보통주보다 주가가 크게 낮다는 점이 장점으로 작용,매수세가 집중되고 있는 실정. 이에 따라 23일 감리종목이 77개나 무더기로 지정됐는데 이중 우선주가 절반을 넘는 40개를 차지했다.<심상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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