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비트 마이크로 프로세서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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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초당 최고 4천만번의 가감산과 판단 등 이 가능한 32비트 초 집적 마이크로 프로세서<사진>가 국내기술진에 의해 처음 개발됐다.
한국 전자 통신연구소 컴퓨터 연구단 박치항 박사 팀은 최근 1평방cm내외의 실리콘칩 위에 20만개의 트랜지스터를 집적시키는데 성공, 마이크로프로세서의 32비트 시대를 열었다.
연구팀은 반도체 원료인 규소(silicon)와 개발에 사용된 기술이 예술(Art)수준에 접근한다는 의미에서 이 마이크로프로세서를 SIART/90으로 명명했다. 마이크로프로세서는 슈퍼컴퓨터·개인용 컴퓨터 등은 물론 각종 전자·통신제품에서 두뇌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으로 미국이 64비트 개발로 가장 앞서가고 있으며 일본·영국 정도가 복제품,
혹은 유사품을 생산·판매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단순 기억용 반도체(DRAM)분야에서는 세계적 기술수준을 유지해 왔으나 수치계산·정보교환·상황판단 등의 능력이 있는 마이크로프로세서 개발기술에서는 크게 뒤져 있다.
이 때문에 마이크로프로세서 제품은 선진국에서 개발한 뒤 수년이 지나서야 복사제품을 제작하거나, 혹은 비싼 값에 사들여 생산에 응용하기 때문에 부가가치가 그게 떨어지는 게 현실이었다.
또 생산마진에 있어서도 예컨대 동일 생산가를 투입할 경우 기억용 칩은 2∼10달러 정도에 가격이 형성되나 마이크로프로세서는 1백∼5백 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기 때문에 칩 수준의 부가가치 역시 큰 차이가 난다. <김창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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