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훈 결승골' 수원, 포항에 1-0 승...성남과 챔프전 승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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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삼성이 '천적' 포항 스틸러스를 꺾고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올 시즌 K리그 우승 판도는 수원과 성남 일화, 두 팀의 맞대결로 판가름나게 됐다.

수원은 12일 오후 2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삼성 하우젠 K리그 2006 플레이오프에서 후반 9분 백지훈의 결승골에 힘입어 포항을 1-0으로 이겼다.

이로써 수원은 전날 FC서울을 꺾은 성남 일화와 챔피언결정전 무대에 오르며 지난 04년 이후 2년만에, 통산 4번째 우승에 도전하게 됐다. 또한 올 시즌 포항에 당한 3전 전패를 말끔히 설욕했다.

반면 포항은 또 다시 수원의 벽을 넘지 못하고 92년 이후 14년만의 정상 도전 기회를 놓쳤다.

수원은 오는 19일 오후 2시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성남과 챔피언결정전 1차전을 치른다.

경기 양상은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들 정도로 혼전, 그 자체였다.

'정신적 지주' 김남일이 부상으로 빠진 수원은 송종국과 백지훈을 중앙 미드필더로 배치했다. 또한 차범근 감독은 몸이 좋지 않은 올리베라 대신 서동현을 과감하게 선발 기용하는 용단을 내렸다.

포항도 김기동과 김성근, 황지수 등을 중원에 밀집시켜 미드필드를 두껍게 했고, 시즌 내내 활약이 좋았던 고기구와 황진성을 최전방에 내세웠다.

수원은 이관우와 김대의를 활용한 좌우 측면 공격을 통해 활로를 찾았고 포항 역시 오범석과 김기동의 짜임새 있는 패스 플레이로 오른쪽 측면을 적극적으로 파고 들었다.

그러나 서로의 공격이 막히면서 슈팅 기회도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수원이 자랑하는 황금 미드필드진은 힘을 발휘하지 못했고 포항 역시 고기구의 움직임이 곽희주와 마토에게 철저하게 봉쇄당했다.

수원은 전반 14분 마토의 왼발 프리킥 슈팅이 골문을 크게 넘어간데다 26분 이관우의 크로스를 받은 김대의의 예리한 헤딩 슛이 골키퍼 정성룡의 선방에 막힌 것을 제외하고는 포항 문전을 흔들지 못했다.

전반 30분 황진성의 프리킥 슈팅 외에는 슈팅 기회를 찾지 못하던 포항은 전반 종료 직전 결정적인 골 찬스를 잡았다. 김기동의 코너킥을 고기구가 문전 중앙으로 떨궈줬고 오범석이 이를 한 차례 트리핑한 후 터닝 슛을 했지만 골문과는 거리가 멀었다.

후반 들어 수원은 김진우를 교체 투입시키며 중원을 두껍게 했다. 포항은 수원이 잠시 전열을 가다듬는 사이를 놓치지 않고 김기동을 중심으로 거세게 몰아붙였다. 그러나 수원의 두꺼운 포백에 막혀 좀처럼 슈팅 공간을 확보하지 못했다.

서동현과 송종국의 슈팅으로 조준 감각을 마친 수원은 후반 9분 '새로운 해결사' 백지훈의 한 방으로 앞서 나갔다.

역습 상황서 수비수 사이로 파고든 백지훈이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날렸다. 볼은 빨래줄 같이 날아 크로스바를 한 차례 때린 후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골키퍼 정성룡이 점프해 손을 뻗었지만 이를 막기엔 속수무책이었다.

다급해진 포항은 후반 12분 이동국을 교체 투입시키며 반격에 나섰고 수원은 이싸빅을 투입, 굳히기 작전에 들어갔다.

포항은 고기구와 이동국을 앞세워 동점골을 넣기 위해 파상 공세를 펼쳤다. 후반 17분 김기동이 아크 서클 정면서 이동국이 내준 볼을 강력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몸을 날린 골키퍼 박호진의 거미손에 막혔다.

포항은 오히려 수원의 빠른 역습에 여러 차례 위기를 맞이 했다. 특히 후반 28분 이관우에게 단독 돌파를 허용했으나 뒤따르던 오범석이 정확한 태클로 걷어내 간신히 추가 실점 위기를 넘겼다.

따바레즈와 프론티니 등 공격 자원을 총동원하며 일방적인 공격을 펼쳤지만 굳히기에 들어간 수원의 철옹성을 뚫지 못하며 정상 문턱서 무릎을 꿇었다.【수원=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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