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아빠의 힘 '… 딸 얻은 뒤 국내 3개 기전 결승전서 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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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이세돌(사진) 9단이 3개의 국내기전에서 동시에 결승전을 치르며 연전연승하고 있다. 예쁜 딸을 낳은 뒤 부쩍 힘이 솟은 것일까. GS칼텍스배 프로기전에선 최철한 9단과 5번기를 시작했는데 4일 중국 칭다오(靑島)에서 벌어진 결승 첫판에서 190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뒀다.

7일 시작한 조한승 9단과의 천원전 결승 3번기 첫판에서도 157수 만에 흑 불계승. 그리고 이보다 먼저 시작된 최철한 9단과의 KBS 바둑왕전 결승 3번기 첫판에서도 180수 만에 백 불계승하며 우승에 바짝 다가섰다. 세 판 모두 쾌속의 변신능력과 천하장사 같은 힘이 여실히 드러난 완승국이었다. 이창호의 후계자리를 다투는 최대 라이벌이라 할 최철한과는 8번기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데 현재까지는 일방적인 우세를 보이고 있다.

이세돌 9단은 20세 무렵부터 세계무대에 얼굴을 드러내자마자 순식간에 다섯 번이나 우승을 거머쥐며 이창호 9단과는 또 다른 스타일의 바둑천재로서 그 위용을 과시했다. 그러나 이세돌 9단은 올봄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미는 과정에서 한동안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고, 그후 자신의 주무대라 할 세계대회에서 중국기사들에게 연패해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이세돌은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고 이번 3개의 결승전에서 힘차게 도약하며 활화산 같은 자신의 특징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솔직히 대부분의 프로기사에게 '이세돌'이란 이름 석자는 저승사자만큼이나 두렵다. 팬들도 무섭게 상승세를 타고있는 중국 바둑과 대항할 최고의 카드로 '이세돌'을 꼽는 이가 많다. 이세돌의 귀환은 그래서 코너에 몰리고 있는 한국바둑으로서는 단비처럼 반갑다. 연전연승의 이세돌 9단의 기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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