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 주장 흡수·극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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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중도 지식인 모임인 '화해 상생 모임'이 9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창립 모임을 열었다.

열린우리당 이부영 전 의장과 한나라당 윤여준 전 의원 등 정치권 인사와 손봉호 전 동덕여대 총장, 배순훈 한국과학기술원 부총장, 박종화 목사, 수경 스님, 김홍진 신부 등 각계 인사 32명이 창립 회원으로 참여했다. 신경림.김지하 시인과 손숙.고두심씨 등 문화예술계 인사도 가세했다.

상생의 중도노선을 표방한 화해 상생 모임은 정치에 개입하지 않고 개방적인 포럼 형태로 운영키로 했다.

모임은 창립선언문을 통해 "100년 전 민족사의 갈림길에서 이 땅의 지도자들은 대립과 갈등으로 허송세월하다 마침내 나라를 송두리째 빼앗기고 말았다"며 "어렵고 민감한 시기인 만큼 선명성.선동성을 앞세운 극단론을 극복할 중도노선을 확산, 화해와 상생의 기운을 진작하는 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손 쉬운 타협이나 회색지대로의 도피가 아니라 여러 가지 극단적 주장을 흡수하고 극복해 시급한 국가적 과제를 원활하게 수행하자는 적극적인 선택"이라고 말했다.

모임은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대해 북 측은 핵무기를 조속히 폐기하고 한반도의 비핵화 약속을 지키고, 남측은 인도주의적 지원을 아낌없이 해야 하며▶성장과 분배를 통한 지속가능한 발전과▶보다 나은 공동체를 위한 교육을 지향해야 한다고 입장을 모았다.

정치권의 신당 논의 불참을 선언하고 모임의 운영위원장을 맞은 이부영 전 의장은 "보수와 진보 사이 대결 구도가 첨예해지고 선거판을 중심으로 정치가 극단론으로 치닫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를 완화하고 화해와 상생을 유도할 집단이 있어야 하는데 우리가 그런 역할을 하려는 것"이라고 모임의 취지를 설명했다.

윤 전 의원은 "대선이나 북한 문제 등으로 우리 사회가 심하게 동요할 때가 올 것"이라며 "모임이 이때 중심을 잡아주고 방향을 제시해 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두 전 의원은 정치권과는 "정계 개편에 이름 하나 올려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이부영 전 의장). "정치적 역할을 갖고 하는 건 아니다"(윤 전 의원)라고 거리를 뒀다.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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