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딜리아니작 『알렉산더 박사의 초상』/세계 명화전/지상감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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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보기 어려운 「거작」 74점/오는 21일까지 호암갤러리
중앙일보 창간 25주년 기념사업의 하나로 호암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서양회화 명품전」은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서양회화의 종합전시회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의를 지니고 있다.
유명한 서양회화 거장들의 실제작품을 거의 보지 못했던 우리나라 실정에서 획기적인 전시회가 아닐 수 없다.
더욱이 이 전시회는 기라성같은 화가 65명의 작품 74점을 르네상스에서 인상파시대까지 시대별로 정리해 전시함으로써 미술 학도나 애호가는 물론 일반인들에게도 소중한 관람기회가 될 것임에 틀림없다.
국내에서 또다시 이같은 전시회가 열린다는 것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려운 일일 것이다.
이 전시회 작품중 특히 눈을 끈 것이 바로 이 모딜리아니의 『알렉산더 박사의 초상』이다. 이 작품은 모딜리아니가 파리생활을 시작한 무렵인 25세 때의 초기작품이다.
모딜리아니는 초상화를 많이 그렸으나 특히 이 작품은 인물을 계란처럼 극도로 왜곡시키면서 부드러운 선과 평면적인 색채처리로 독창적인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후기 작품에 비해선 사실적 표현이 강하지만 손의 처리에 있어서 단순화되면서도 운동감 있는 독특한 묘사를 엿볼 수 있다.<이대원 서양화가ㆍ전 홍익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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