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한마디] 한국투자증권 박미경 PB사업본부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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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한국투자증권 박미경(사진) PB사업본부장에게는 항상 '여성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박 본부장은 1977년 서울여상을 졸업한 뒤 한국투자신탁에 입사해 88년 제2금융권 최초의 여성 대리로 승진했고, 2000년에는 첫 여성 지점장, 2002년에는 첫 여성 홍보실장이 됐다. 올해 4월에는 여성으로서는 증권업계 최초로 영엄담당 임원으로 발탁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부쩍 관심이 높아진 '노후 설계'분야를 선도하는 전문가로도 주가를 올리고 있다.

그는 고객들에게 "하루라도 빨리 노후 준비에 투자하라"고 강조한다. 안정적인 노후 생활을 위해서는 40세까지 종자돈 1억원을 만들어야 하고, 55세까지는 1억원의 종자돈을 4억원으로 불려야 한다는 게 그의 재테크 지론이다.

박 본부장은 "55세 이후에도 4억원에 대해 체계적으로 자산관리를 한다면 매달 300만 원 정도를 노후 생활비로 사용할 수 있다"며 "그러나 일반 은행예금 금리로 이를 실현하기는 어렵고 연평균 10%의 수익률이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보다 앞서 저금리.고령화를 맞고 있는 선진국에서도 통상 연평균 10% 투자수익을 토대로 7년에 '배', 15년이면 '4배'를 목표로 노후 준비에 나선다.

연 10%의 수익을 얻기 위한 자산관리의 기본은 고위험 자산에 대한 '분산 장기 투자'다. 주식형.원자재.해외펀드 등과 같은 고위험.고수익 자산에 투자하되 철저히 상품을 나눠 가입하고 투자 기간을 현재보다 2~3배 이상 늘리라는 것이다. 고위험 자산의 수익이 단기간 하락할 수는 있지만 투자 대상을 쪼개고 기간을 길게 잡으면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신경 써야 할 것이 세금이다. 특히 모아놓은 돈이 커질수록 세금도 많아지기 때문에 세금공제.비과세 정보는 미리 꿰고 있어야 한다. 각종 세금우대.비과세 상품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 박 본부장은 "초보 투자자들은 인기가 많은 상품이라면 향후 전망 등을 따지지 않고 덥석 고르는 경향이 있다"며 "3개월, 1년 등 과거 실적이 좋은 상품은 자칫 상투를 잡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부자일수록 돈의 소중함을 잘 알고 소위 '대박'을 노리는 투기를 하지 않는다"며 "수익률 달성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손실을 줄이는 리스크 관리"라고 덧붙였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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