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청소년 축구 '결승서 만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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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Again 1990'.

1990년 인도네시아에서 벌어진 아시아청소년(19세 이하) 축구선수권대회. 한국은 결승전에서 북한과 만나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이겨 우승컵을 높이 들었다. 아시아선수권에서 나란히 1, 2위를 차지한 남북한은 축구에서는 처음 남북 단일팀(코리아 팀)을 구성, 이듬해 포르투갈 세계청소년(20세 이하) 축구선수권에 출전했다. '코리아'는 조별 예선에서 우승 후보 아르헨티나를 꺾는 파란을 일으키며 8강에 진출했다.

16년 전의 추억이 또다시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6일(한국시간) 인도 콜카타 솔트레이크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 8강에서 북한은 이라크를 2-0으로 꺾고 준결승에 합류했다. 한국은 이미 호주를 2-1로 누르고 4강에 먼저 올라 있었다. 남북은 나란히 아시아 4강 팀에 주어지는 2007 캐나다 세계선수권 출전권을 확보했다.

9일 같은 장소에서 한국은 일본과, 북한은 요르단과 결승행을 다툰다. 남북이 모두 승리하면 12일, 16년 만에 다시 결승에서 만나게 된다.

한국의 결승 진출 전망은 밝다. 한국은 아시아 청소년대회에서만 일본에 5연승을 거두고 있다. 96년에는 준결승에서 승리했고, 98년에는 조별 예선과 결승에서 두 번 만나 모두 이겼다. 2002년에는 결승, 2004년에는 준결승에서 각각 일본을 이겼다. 일본은 매번 한국을 만나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북한도 탄탄한 실력을 갖추고 있다. 기대주 최명호가 부상으로 벤치를 지키고 있지만, 8강전에서 골을 기록한 김금일.윤영일 등이 수준 높은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조별 예선에서 일본에 0-2로 지는 등 대회 초반 흔들렸던 팀 분위기도 가파른 상승세다. 조별 예선에서 한국에 0-3으로 대패한 요르단은 객관적 전력에서 북한에 뒤진다는 평가다.

강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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