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김혁규(사진) 의원은 7일 정계개편 논의와 관련, "정계개편의 동력은 김대중 전 대통령(DJ)과 노무현 대통령에게서 나올 것"이라며 "민주당이나 고건 전 국무총리의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4일 김 전 대통령의 사저를 방문한 후 정치권에서는 "DJ가 호남 결집을 위해 사실상 정치를 재개했고 노 대통령이 그런 DJ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이 때문에 호남 지지를 바탕으로 민주당, 고 전 총리 등이 함께하는 여권의 '통합신당론'이 힘이 빠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김 의원의 이날 발언은 이 같은 관측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노심(盧心)'을 대변할 영남권 대선 주자 후보로 꼽히는 김 의원은 헤쳐 모여 식 통합신당론에 반대하면서 열린우리당 중심의 재창당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는 이광재 의원 등이 속한 의정연구센터 고문이다.
김 의원은 이날 전.현직 지도부에 쓴소리도 했다. 그는 "전.현직 당 지도부가 정계개편을 주도해서는 안 된다"며 "국민은 우리 당을 지금까지 끌고 온 지도부에 대해서도 지겨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계개편을 하는데 이들이 주도권을 쥐겠다고 하는 것은 호박에 줄을 긋는 격"이라고도 했다.
그의 발언은 당내 양대 계파를 형성하고 있는 정동영 전 의장과 김근태 의장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이어 "우리 당 내에 계파가 있지만, 정계개편을 한다고 자기 계파원이 다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라고도 했다.
그는 특히 "의원들은 지금 자기가 재선할 수 있느냐에 가장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계파를 따라가는 게 아니라 어느 당에 가야 자기가 재선할 수 있는지에 가장 관심이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신용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