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수남 화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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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30년간 그림만 그려왔지만 상타보긴 이번이 처음입니다.』
예술상 공동수상자로 뽑힌 남천 송수남 화백(홍익대교수)은 각종 미전의 심사위원을 맡아왔지만 출품은 하지 않아 스스로 「상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는 인식을 가져왔다.
송 화백은 그러나 지난 10년간 주도해온 수묵운동의 업적을 높이 평가한 화단의 추천으로 후보에 올라 수상의 영예를 안게된 것이다.
『모든 근원은 물이죠. 흐르는 물에 검은 묵을 갈아넣은 것이 수묵화죠, 수묵은 우리 고유의 것이고 순수한 정신을 필요로 합니다.』
송 화백은 전통적 예술성이 용해되어 있는 수묵의 잠재력을 현대적으로 개발, 세계적 조형언어로의 확산을 실험해왔다. 그리고 매년 제자들과 함께 수묵화 전시회를 개최하며 상업주의에 멍들어온 순수예술정신을 되살리려고 노력해봤다. 그의 화풍에 공감한 제자들도 늘어났으며 중견화가 이철량(전북대 교수), 신예 김훈씨 등이 독자적 수묵화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자신의 호에 대해 『남쪽(남)은 따뜻하고 하늘(천)은 넓고…. 따뜻하고 넓은 것 외에 더이상 뭐가 있겠느냐』고 반문하듯 송화백의 그림에는 넉넉함과 순수함이 고여있다. 『인간애에 바탕을 둔 순수의 자기세계를 넓히고 깊게 해가는 것이 여전히 남은 과제』라고 한다.
송 화백은 끝으로 화려하고 서구지향적인 경향을 보이고 있는 젊은 세대들에게 『근대화를 서구화로 잘못 인식해온 기성화단의 오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우리 것에 대한 자기성찰의 기회를 가져야 한다』는 충고의 말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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