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폭력두목 도피방조/환자난자사건/피해자신고도 묵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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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부산=연합】 경찰이 입원환자 난자사건의 배후조종 용의자인 부산시내 최대 폭력조직 두목을 비호ㆍ도피케한 사실이 드러났다.
19일 오전5시30분쯤 부산시 괴정3동 286 김신우신경외과 102호실에 20대후반의 괴한 3명이 침입,교통사고로 입원한 삼성오락실 대표 변정숙씨(42ㆍ부산시 반려1동 1411의10)와 변씨를 간호하던 정용일씨(33ㆍ광주시 금남동) 등 2명에게 회칼을 마구휘둘러 중상을 입힌뒤 달아났다.
변씨는 이날 오전8시쯤 부산대부속병원에서 사하경찰서 형사계 이모주임과 문모형사 등에게 『신칠성파 두목 김영찬(38ㆍ오락실업ㆍ동구 초량2동 1208)의 짓』이라고 얘기했으며 30분뒤 병원을 찾아온 부산시경 강력과 모간부에게도 똑같은 진술을 했다.
경찰은 이같은 진술에도 불구하고 즉시 김씨에 대한 검거령을 내리지 않았다. 사하경찰서는 사건이 발생한 19일 오전10시쯤 윤모형사가 신칠성파 두목 김씨에게 혐의가 있다고 경찰에 보고한후 윤형사의 요청으로 두목 김씨가 경찰서에 나타났으나 참고인진술 등 별다른 조사없이 30분만에 돌려보냈다.
피해자 변씨는 19일 오후4시부터 9시까지 수술받은뒤 자정께 경찰에서 다시 김씨에 대한 혐의 근거를 제시했고 지난88년 10월14일 중구 중앙동 페리호텔 오락실 매매관계로 김씨로부터 폭행당할 당시의 2주 상해진단서까지 첨부,검거를 요구했다.
그러나 경찰은 곧바로 두목 김씨에 대한 수배나 검거령을 내리지 않았으며 사하경찰서 형사과장 최종영경정(55)은 21일 0시30분쯤 두목 김씨가 사무실에 전화를 걸어왔는데도 21일 오전11시쯤 만나자고 해 이를 눈치챈 김씨가 달아나는 결과를 빚었다.
경찰은 두목 김씨가 잠적한 21일 오후에야 신칠성파의 행동책 정병찬(34)ㆍ박종범(33)ㆍ박병수(35)씨 등 3명을 붙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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