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Start] "디자이너 돼 예쁜 옷 만들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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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위 스타트 서울 강서마을 어린이 100여 명이 4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바비 스토리, 2006' 전시회를 둘러보고 있다. 박종근 기자

4일 오후 4시,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1층 기획전시실.

세계 각국의 바비 인형을 전시한 '바비 스토리, 2006' 행사장을 둘러보던 김민성(가명.10)군이 휴대전화 카메라로 전시장 이곳저곳을 찍느라 분주하다. "오토바이를 탄 바비 인형이 제일 맘에 들어요."

형형색색의 인형을 보며 탄성을 지르던 민성이는 곧이어 친구들과 바비 인형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느라 정신없었다. 이미정(가명.9)양은 "태어나 이렇게 많은 인형을 본 적이 없다"며 "바비 인형이 입은 것과 같은 예쁜 옷을 만드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위 스타트(We Start) 서울 강서마을' 어린이 100여 명이 문화이벤트 회사 EMS 아시아퍼시픽이 마련한 '문화나눔' 행사에 초청받아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강서마을에는 장애인과 수도권의 철거민이 많이 산다. 위 스타트 운동본부는 지방자치단체 등과 연계해 위 스타트 마을의 어린이들에게 학습 지원, 논술.체육 활동 등의 맞춤형 서비스를 해준다.

어린이들과 함께 전시장을 찾은 김유나 사회복지사는 "저소득층 아이들의 경우 문화행사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다"며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으면 좋겠다"고 반겼다.

바비 전시장 옆,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발명품 모형 60여 점을 전시한 '다빈치, 더 이노베이터' 전시회도 어린이들의 관심을 끌었다. 다빈치가 발명한 물 위를 걷는 기구, 최초의 잠수복 등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비행날개를 보던 이준호(가명.11)군은 "수백 년 전에 하늘을 날 수 있는 기구를 만들어낸 상상력이 대단하다"고 말했다.

EMS 라유진 대표는 "어린 시절의 문화적 경험과 자극은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것"이라며 "7월부터 모두 1500여 명을 초청했는데, 내년 3월까지 모두 3만 명의 불우 어린이에게 무료 관람 기회를 주겠다"고 말했다.

이수기 기자<retalia@joongang.co.kr>
사진=박종근 기자 <joke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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