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재민에 피부병 번져/유출 벙커C유ㆍ오물등 묻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침수지역 주민들 사이에 분뇨ㆍ기름찌꺼기ㆍ쓰레기 등으로 오염된 물로 인한 접촉성 피부염이 크게 유행하고 있다.
서울에서 수해가 가장 심했고 11일 아파트 지하관리실 기름탱크가 폭발하면서 벙커C유가 심하게 유출된 성내ㆍ풍납동의 경우 관할 강동구청 보건소엔 지난 12일부터 3일동안 접촉성 피부염환자 4백여명이 발견됐다.
역시 아파트에서 벙커C유가 유출됐던 개봉동지역 구로보건소에 매일 10여명의 주민이 몰려와 접촉성 피부염을 호소하고 있다. 또 하수구가 역류되고 산사태가 일어나면서 분뇨와 흙더미로 오염된 물이 침수됐던 광명시 광명ㆍ철산ㆍ하안동 관할 광명시보건소에도 12일 하룻동안 43명의 피부염환자가 집계되는 등 매일 30∼40명의 피부염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수해지역인 송파ㆍ성동ㆍ중랑구 보건소에도 매일 10∼30명씩 피부염환자가 몰려들고 있다.
한강둑이 붕괴돼 거의 전 지역이 침수된 고양군 일대에서도 하루 10여명안팎의 피부염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서울 성내동 성일국교에 대피해있던 주민 이재형씨(56ㆍ운수업ㆍ성내1동 528)는 『침수된 집과 대피소를 기름이 둥둥 떠있는 물을 헤치고 오가다보니 다리와 팔이 벌겋게 붇고 가려운 피부염증세가 일어났다』고 말했다.
현대중앙병원 피부과장 고재경박사(54)는 『접촉성피부염이 계속되면 증세가 좀더 심각한 세균성피부염 등으로 발전할수 있고 알레르기체질인 사람들은 몸이 심하게 붇는 알레르기반응이 일어날수 있다』고 경고하고 『수재지역 주민들은 오염된 물에 접촉된 부위를 가능한한 자주 씻어주고 붉은 발진이 일어나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