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하나의 통신시장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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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일본 최대 통신그룹인 NTT가 '글로벌(국제)'과 '컨버전스(융합)'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고 한다. NTT그룹은 NTT동일본.NTT서일본.NTT도코모 등 유.무선 통신부문 5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지난해 국내외에서 20만여 명이 10조8000억 엔(약 86조7000억원)의 매출을 올린 회사다.이 회사의 경영 전략을 짜는 아리마 아키라(사진) 전략실 중기경영전략추진 담당임원은 "일본에서 유선 전화는 물론 무선 음성통신 시장까지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글로벌과 컨버전스는 생존 키워드"라고 강조했다.

NTT의 글로벌 전략은 아시아 전역을 대상으로 하는 이동통신 서비스. '아시아.태평양 모바일 연합체(APMA)' 구축과 '3세대 일본식 이동통신 표준(WCDMA)' 보급이 승부수다. 아리마는 "특히 세계 최대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을 눈여겨보고 있다"며 "NTT도코모가 지난해 말 지분(10%)을 인수한 한국 KTF와 중국 진출을 노린다"고 말했다. 중국은 늦어도 내년 초 3세대 이동통신 사업자를 선정하면서 통신업계의 구조조정을 추진 중이다. 그는 "그 이후 중국 통신회사와 손잡으면 서로 인접한 한.중.일 세 나라가 하나의 통신 시장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유선전화 시장에선 인터넷TV(IPTV) 등 컨버전스가 중장기 전략 키워드다.

아리마는 "일본에서는 지상파 방송의 실시간 재전송이 '지적 재산권 보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서비스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정부가 내년에 관련 법을 손질하면 NTT도 통방 융합 서비스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NTT는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한국 KT와의 교류도 잦다.

그는 "올 8월에 KT를 방문해 남중수 사장 등과 만났다"며 "휴대인터넷(와이브로) 등 한국의 새로운 첨단 유.무선 통합 서비스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아리마는 NTT의 전략이 성공하면 아시아 전체 시장을 겨냥한 통방 결합 서비스(유선전화+이동통신+초고속인터넷+케이블방송)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 특별취재팀 : 일본.중국=이원호, 미국=김창우, 영국=서경호, 싱가포르=김원배 기자 (이상 경제 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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