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조 감독의 '초보자는 이렇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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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마라톤 초보자라면 중앙 서울마라톤을 3일 앞둔 지금쯤 마음이 무척 설렐 것이다. "과연 내가 해낼 수 있을까"라는 다소의 두려움과 함께. 그러나 평소 착실히 훈련해 온 러너라면 모두 완주의 기쁨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노파심에 몇 가지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

경기 당일엔 최소한 출발 1시간 전에 여유 있게 경기장에 도착하자. 레이스 전 워밍업은 (1)스트레칭과 유연 체조 (2)조깅 (3)체조와 스트레칭 (4)천천히 조깅하면서 짧은 대시 3회 정도 (5)출발선 가까이에서 유연 체조 (6)스트레칭의 순서로 실시하되 자신의 체력 수준에 맞춰 조절하면 된다. 날이 추우면 조금 더 워밍업해야 한다. 출발 전까지 목이 마르지 않을 정도로 물을 자주 마셔 둔다. 출발 1시간 전, 30분 전, 5~10분 전에 각각 100㎖ 정도 마신다.

레이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 목숨 걸고 지켜야 할 것은 바로 페이스다.

경험이 없는 러너일수록 들뜬 대회장 분위기 때문에 초반에 오버 페이스하는 경우가 많다. 때로는 컨디션이 유난히 좋은 것처럼 착각이 들기도 한다. 그렇더라도 절대 먼저 앞질러 나가서는 안 된다. 처음 출발은 자기 페이스의 80~90%를 유지하며 가벼운 마음으로 천천히 달린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레이스가 정돈되면 그때부터 100% 자신의 페이스로 끌어올리면 된다. 주로를 달리다 보면 일정한 간격으로 음료수 테이블과 스펀지 테이블이 있다. 이때 목이 마르지 않더라도 지나치지 말고 꼬박꼬박 목을 축여야 한다. 갈증을 느낄 때는 이미 늦은 것이다. 달리면서 물을 마시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자칫 기도로 넘어가 사레가 들리면 경기를 망칠 수 있으므로 요령 있게 조금씩 마셔야 한다.

완주든, 기록 달성이든 목표를 정했다면 주최 측이 내세운 페이스메이커를 활용하라고 권하고 싶다. 함께 달리는 사람 중에서 자신의 페이스와 비슷한 사람을 정해 쫓아가는 것도 방법이다.

황영조 국가대표 마라톤 감독 겸 국민체육진흥공단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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