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기업 감원 바람 獨중앙銀에도 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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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글로벌 기업들이 불황 탈출을 위해 비용 절감에 나서면서 전 세계에 감원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인력 감축 바람은 소니 등 대기업뿐만 아니라 심지어 중앙은행까지 흔들고 있다.

일본 소니는 28일 금융부문을 제외한 15만4천5백명의 전 세계 직원 가운데 13%에 해당하는 2만명을 3년 내 감원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당초 알려진 감원폭(10%)보다 확대된 것이다. 소니는 국내에서 7천명을, 해외에서 1만3천명을 감원할 계획이다.

소니는 이 같은 구조조정으로 향후 3년간 30억달러의 고정비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도 1만5천3백명의 직원 가운데 25%를 감원할 방침이라고 증시 전문 일간지 뵈르젠 차이퉁이 28일 보도했다.

분데스방크가 에른스트 벨테케 총재 명의의 내부 회람을 통해 직원들에게 밝힌 구조조정 계획에 따르면 기존에 폐쇄키로 결정한 52개 지점 외에도 22개의 지역 중앙사무소들이 폐쇄된다.

분데스방크는 지난해 5월부터 구조조정을 시작, 지난해 말까지 지점 수를 1백18개로 줄이고 전체 인력의 7%를 감원했다.

독일 중앙은행까지 구조조정에 나서게 된 것은 유럽중앙은행(ECB) 출범 이후 유로 회원국 중앙은행들의 통화 발행 관련 업무의 대부분이 ECB로 넘어갔기 때문이지만, 독일 경제의 장기 침체에 따른 예산 절감과 업무 효율성 증대라는 압박감 때문에 구조조정 폭이 더 커진 것으로 보인다.

세계 3위의 제약회사인 미국 머크사도 실적 부진에 따라 4천4백명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최근 보도했다.

머크는 앞으로 3천2백명의 정규직과 1천2백명의 계약 및 임시직을 감원해 연간 인건비를 2억5천만~3억달러 줄일 계획이다.

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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