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교민들 산불 피해 속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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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지역의 거대한 산불로 27일 사망자가 15명으로 늘자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이 지역을 연방재해지역으로 선포했다. 로스앤젤레스 동부 샌버나디노에서는 한인 가옥 세 채가 불에 타는 등 교민 피해도 발생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28일 "LA시 서북부 시미밸리에서 발생한 산불이 시 북서부로 접근하고 있다"며 "LA 교외 지역은 이미 피해권에 들어갔다"고 경고했다.

시미밸리에서만 9만에이커의 임야를 태운 이 산불은 교민 수백가구가 사는 노스리지와 채스워스까지 번졌다. 노스리지의 한 교민은 "집에서 뒷산의 불길이 보일 정도"라며 "인근 지역이 거대한 굴뚝으로 변해 검은 연기와 재로 가득 찼다"고 말했다.

이번 산불로 최악의 피해가 발생한 샌디에이고에서도 교민이 상당수 거주하는 미라메사.파웨이 등 고급 주택가가 위협권에 들어가 27일 한인 약 1천명이 긴급 대피했다. 인근 도로에서는 이날 사망자 두 명이 추가로 발견돼 이번 산불로 인한 희생자가 15명이 됐다. 샌버나디노에서는 27일 밤 한덕수(52)씨 등 한인의 주택 세 채가 산불로 전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1일 멕시코 국경지대에서 시작해 샌디에이고, 샌버나디노, 로스앤젤레스 북서부 시미밸리 등에서 일주일째 계속되고 있는 이번 산불은 피해 지역만 50만에이커(약 6억1천만평)에 이르며 주택 1천5백여채를 태웠다. 교외의 고급 주택들이 불에 타 피해액은 10억달러를 훨씬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한편 로스앤젤레스시와 카운티 당국은 산불로 유해 가스가 대량 발생함에 따라 호흡기 질환주의보를 발령했다.

중앙일보 LA지사=이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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