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역도 선수 2명 약물 복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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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북경 아시안게임 출전 국가 대표 선수 중 여자 역도 등 일부 선수의 금지 약물 복용 사실이 드러나 대표팀에서 제외되는 충격적인 사태가 발생, 체육계에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더욱이 이같은 사태는 북경 아시안게임 최종 엔트리 마감을 하루 앞둔 시점에서 발생, 한국 선수단의 출전 태세에 심각한 혼란을 일으켰으며 종합 2위를 겨냥한 메달 전략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대한올림픽위원회 (KOC)는 태릉선수촌에서 강화 훈련중인 여자 역도의 메달 유망주 가운데 최명식 (19·온양여종고·44㎏급) 권정숙 (21·강릉대·75㎏급) 변영미 (19·충남대·82·5㎏급) 등 3명이 지난 7월말 1차 약물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인데 이어 이들 중 2명이 20일 2차 검사에서도 「부정할 수 없는 양성 반응」을 드러내 부득이 대표팀에서 제외키로 했다고 22일 밝혔다.
88올림픽 당시 벤 존슨 (캐나다)의 약물 파동 등 선수들의 금지 약물 복용은 세계적으로 만연돼 가고 있는 추세이나 국내 선수가 약물 복용으로 국가 대표 자격을 박탈당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KOC는 1차 검사 때 양성 반응을 보였던 9개 종목 12명중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선수들은 2차 검사 결과 금지 약물 복용과는 무관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이들 중 양궁 이장미 (성화여고)는 다리를 다쳐 진통제를 복용했고 수자원공사 소속 육상(이미옥) 사이클 (박민수·박현곤) 등은 단체로 보약을 달여먹은게 1차 검사 때 양성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KOC관계자는 『선수들이 통상 복용하는 보약이나 감기약·진통제 등에 금지 약물 성분이 포함돼 있어 양성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고 말하고 이번에 적발된 여자 역도 선수들을 제외하고는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문제가 된 여자 역도 선수들 역시 금지 약물 복용 사실이 없다고 강한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최명식과 변영미는 류머티즘을 치료하기 위한 약을, 권정숙은 개소주를 복용한 것 외에 경기력 향상을 위한 어떠한 약물도 복용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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