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토종콜라 南美에서 돌풍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5면

페루의 한 토종콜라가 코카콜라와 펩시가 석권한 남미 콜라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고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AWSJ)이 28일 보도했다.

'콜라 레알'이라는 이름의 이 콜라는 초(超)저가를 무기로 페루의 탄산음료 시장에서 코카콜라에 이어 시장 점유율 19%를 기록, 펩시콜라(11%)를 제쳤으며 에콰도르.베네수엘라 등을 넘어 세계 2대 청량음료 시장인 멕시코에서까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콜라 레알의 성공 비결은 의외로 단순하다. 콜라 용기를 기존 콜라보다 더 크게 만들고 가격은 더 낮춰 남미의 서민층을 파고 들었다. 2.5ℓ짜리를 1.3달러에 파는 코카콜라에 맞서 콜라 레알은 2.6ℓ짜리를 75센트에 내놓는 식이다.

콜라 레알은 이를 위해 자체 콜라 원액을 개발하고 별도의 물류업체에 운송을 맡기며, 라디오 토막 광고 외엔 별도의 홍보를 하지 않는 방법으로 비용을 크게 줄였다.

광고를 많이 하지 않았지만 양이 많으면서 값도 싸다는 소문이 주부들의 입소문으로 퍼져 매출이 급증했다.

AWSJ는 페루의 반군 게릴라 '빛나는 길(Shining Path)'때문에 페루 토종 콜라가 등장했다고 전했다.

농부였던 창업주 카를로스 아나노스가 반군 게릴라를 피해 다니다가 반군들이 코카콜라를 실은 트럭을 수시로 약탈하는 광경을 보고 집을 저당잡힌 돈 3만달러로 직접 콜라시장에 뛰어들었다는 것이다.

최준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