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금 독주에 연합전선 구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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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럭금 반타작해도 우승>
한달여간의 여름휴가를 가졌던 프로축구가 18일 포철-현대(울산·5시) 일화-유공(동대문·7시)경기를 시작으로 재개된다.
지난 7월 22일까지 총90게임 중 52게임을 소화, 후반부에 돌입하는 프로축구는 럭키금성의 독주 저지에 포철·대우·유공 등이 연합전선을 펼칠 것으로 보여 흥미의 초점이 되고있다.
지난해 막판까지 치열한 경합을 벌이다 아깝게 유공에 우승을 넘겨주었던 럭키금성은 올해 기대 이상의 탄탄한 전력을 구축, 「11게임 무패·28게임 연속득점」이라는 놀라운 파이팅을 보이며 8승8무2패(승점 24)의 쾌속항진을 거듭, 포철(승점 18) 대우(승점 17) 유공(승점 16) 현대(승점 15) 일화(승점 14) 등을 제치고 정상을 향해 가장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다.
반면에 2연패를 노리는 유공이나 통산 세 번째 패권을 넘보는 대우·포철 등은 무척 초조한 입장이다.
올해 우승 승점을 36점으로 볼 때 12게임을 남겨놓고 있는 럭키금성은 반타작만 해도 우승할 수 있어 다소 느긋한 입장이나 대우·포철·유공 등은 9∼10승(승률 75%)을 올려야 하는 부담감을 안고있다.
대형수비수 조민국의 정상 컨디션 회복으로 더욱 전력이 강화된 럭키금성은 조민국을 스워퍼로 기용, 수비의 핵으로 삼고 득점력이 높은 윤상철(7골)과 최진한을 최전방에 내세울 계획.
선두와 승점에서 크게 뒤진 포철·대우·유공 등은 자력으로는 우승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판단, 럭키금성을 집중 공략하는데 「연합전선」을 편다는 태세다.
현대와 함께 럭키금성에 1패를 안겨준 포철은 이회택 감독이 팀에 복귀함으로써 전열을 가다듬었으며, 김정남(김정남)감독이 이끄는 유공도 유리한 경기를 이끌고도 럭키금성에 2패한 전철을 밟지 않는다는 각오로 보다 더 화끈한 공격축구를 구사하겠다는 방침이다.
동독 지도자 엠겔 감독이 이끄는 대우는 여름휴가 동안 올해 월드컵 대회에서 선풍을 일으킨 「압박축구」가 더욱 무르익어 후반기부터는 본격적인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고 대표팀에서 복귀한 김종부와 득점력이 뛰어난 이태호를 투톱으로 내세워 럭키금성의 선두질주를 막겠다는 각오다.
특히 대우는 19일 부산에서 벌어질 럭키금성과의 경기가 올 우승판도의 첫 관문이 될 것으로 판단, 총력을 기울일 태세.

<선수수입 신중론 대두>
국내 프로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외국수입선수들이 기대와는 달리 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지난해 폴란드선수를 맨 처음 수입한 유공은 수비형 링커인 타데우스와 공격형 MF인 뷔덱을, 럭키금성은 올해 헝가리로부터 스트라이커인 이스트반과 수비인 조세프를, 포철도 헝가리국가대표출신인 메조이와 베테를, 그리고 일화가 루마니아출신 GK 라자레아누를 각각 스카우트했으나 이중 이스트반과 타데우스·뷔텍만이 그런 대로 활약했을 뿐 다른 선수들은 아직까지 한 게임도 출전치 못하고 있다.
이스트반은 올 시즌에 6게임에 출전, 2골을 터뜨려 몸값(3만5천달러)을 어느 정도 했으며 지난해 시즌 말 큰 활약을 보였던 타데우스는 올해 초부터 잇따른 부상으로 7게임에 출전하고 오히려 뷔텍이 11게임에 출전, 한 골을 기록했다.
수입선수들은 상당한 기량을 갖고 있으나 아직까지 국내 리그에 적응하지 못하는 데다 의사소통 등에서 곤란을 겪고있어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팀 전력보강과 관중동원 등 2중 효과를 노렸던 각 구단들은 결국 의도했던 만큼의 소득을 얻지 못한 셈인데 축구계에서는 외국선수 스카우트를 보다 신중히 해야한다는 의견이 대두.

<각종 타이틀 경쟁 가속>
프로축구가 후반부에 돌입하면서 각 부문의 타이틀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신인왕타이틀 경합이 더욱 치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올해 고교나 대학·실업 등에서 프로무대에 뛰어든 루키는 모두 37명이었으나 1군에 등록되는 행운을 누린 선수는 15명 정도에 불과하고 주전자리를 확보한 선수는 그나마 5명 안팍.
주전으로 자리를 굳힌 선수는 다이너스티컵 대표였던 김현석을 비롯, 송주석(이상 현대) 하석주(대우) 김상문(유공) 이영상(포철) 김상진(럭키금성) 등.
이들 중 신인왕으로 17게임에 출전, 1득점과 5개 어시스트를 기록한 송주석과 김상진(18게임 출전·2득점·2어시스트)이 강력하게 부상했으나 국가대표선수에서 탈락한 김현석(15게임 출전·2골·2어시스트)이 리그에 복귀함으로써 뜨거운 3파전의 양상을 열 것으로 보인다. <임병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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