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바루기] 마음이 아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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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한글 맞춤법을 보면 "어간의 끝 음절 모음이 'ㅏ, ㅗ'일 때는 어미를 '아'로 적고, 그 밖의 모음일 때는 'ㅓ'로 적는다"고 돼 있다. 이렇게 두 음절 이상의 단어에서, 뒤의 모음이 앞 모음의 영향으로 그와 가깝거나 같은 소리로 되는 언어 현상을 모음조화라 한다.

현대 국어에서 '아프다'와 '슬프다'는 둘 다 어간의 끝 음절이 'ㅡ'이다. 그러나 중세 국어에서는 차이가 있었다. '아프다'는 ' 알?다'의 형태로, '슬프다'는 '브다'의 형태로 쓰였다. 그래서 활용할 때 일반적으로 '브다'에는 음성모음이, '알?다'에는 양성모음이 결합했다. 현대의 국어사전을 보면 슬프다는 '슬퍼'로 활용하고, 아프다는 '아파'로 활용하게 돼 있는데 이것은 중세 국어에서의 쓰임에 근거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모음조화가 느슨해지면서 요즘 '아퍼'라고 쓰는 사람이 많지만 인정되지 않는 형태이며 "민호는 이룰 수 없는 사랑 때문에 마음 아파했다"처럼 '아파'라고 적는 게 옳다.

김현정 기자

지난 기사는 중앙일보 어문연구소 홈페이지 (https://www.joongang.co.kr/korean/) 참조

▶ 자료제공 : 중앙일보 어문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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