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중앙』 논픽션 공모 「영예의 당선자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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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중앙일보사 발행 시사 종합지 『월간 중앙』 창간 22주년 기념 논픽션 공모 (5월31일 마감)에는 모두 51견이 응모했다. 생활수기, 역사적인 사건의 현장 체험기 등 응모작 모두 우리 시대의 소중한 기록들이었다. 특히 14편의 예심 통과작들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만큼 수준작들이었다고 이호철 (소설가), 임헌영 (문학 평론가), 김성호 (중앙 경제 신문 논설위원)씨 등 심사위원들은 평가했다. 영예의 당선자 6명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최우수 작-김길동씨>중기의 노사 분규 상황 객관적 기술
『인간이 서로 존중하고 신뢰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이뤄낼 수 없다는 생각입니다. 순리와 상식이 존중되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최우수작의 영예를 안은 김길동씨 (40)의 작품 『야누스의 얼굴』은 84년부터 2년 동안 지방의 한 중소기업에서 벌어졌던 노사 분규를 중간적 입장에서 차분히 기록한 것.
탐욕적인 경영자의 사고 방식과 근로자의 이기적인 생리 사이에서 바로 이「순리와 상식」 의 회복을 위해 힘쓰며 고뇌하는 과정을 실감나게 보여 주고 있다.

<우수 작-정상조씨>공직서 쫓겨난 해직 공무원의 일지
『헛소리』로 우수상을 받은 정상조씨 (53)는 『음지에서 가슴을 앓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조그마한 위안이라도 되었으면 한다』고 소감을 말했다.
민주당 정권 때 행정고시에 합격, 공화당 정권 출발부터 10년 동안 공무원으로 근무하다 「새마을 정신위배」로 쫓겨나기까지의 해직 기록. 경북 의성 출신. 서울대 법대 졸업 (62년). 경제기획원 등에서 근무했으며 지금은 한국전력 보수 (주) 감사.

<우수 작-나일현씨>20년간 혼자 살아온 고통의 이야기
『이혼을 밥먹듯 하는 요즘 세태에서 한번의 인연으로 이렇게 고통받는 사람도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부끄러운 일」이라며 말을 감추는 이일현씨 (43)의 『10년을 앓는 불혼병』은 70년4월부터 1년여 동안 월남전에 참전했다가 받은 상처로 결혼을 하지 않고 지금까지 혼자 살아온 고통의 기록.
전남 함평 출신으로 회사원.

<우수 작-최해수씨>「전교조 해직 교사」의 자전적 일기
『눈치만 보며 숨죽여 살아오다 그 허물을 벗어 던진 요즈음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고 한 최해수씨 (31)는 서울 대진고에서 일어를 가르치다 전교조에 관련돼 해직된 교사 출신.
우수상을 받은 그의 작품 『참 교사 교육의 길』은 고민 끝에 해직의 길을 선택하기까지의 기록을 담고 있다. 해직 후 충남 공주에 내려가 번역과 농사일을 하는 틈틈이 이 글을 썼다고.

<우수 작-황순철씨>집 없는 서민의 고생담 생생히 담아
『당선 소식과 함께 임대 주택이나마 내 집을 갖게 돼 무엇보다 기쁩니다. 결혼 후 6년 동안 12번이나 이사를 다닌 끝에 임대 주택에 입주하기까지 집 없는 서민의 온갖 고생담을 담은 『우리들에게 희망사항이 있다면』으로 우수상을 받은 황정철씨(34).
4살 때부터 고아원에서 성장해 구두닦이·머슴살이·막노동까지 해보지 않은 일이 없다. 국교 중퇴가 학력의 전부.

<우수 작-김일수씨>「조선민주당 온창덕 사건」 재조명
『실록-조선 민주당 신포면 당 위원장 온창덕 사건』으로 우수상을 방은 김일수씨 (66)는 『때가 늦었고 또 조그마한 고장에서 벌어진 일이었지만 고인들의 행위를 올바르게 평가할 수 있는 정확한 기록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집필 동기를 밝혔다.
그는 이 글이 전후세대에게 교훈이 됐으면 좋겠다고..
함남 북청이 고향으로 1·4후퇴 때 월남해 몇 년 전까지 세림 개발의 토목기사로 일해왔다. 요즘은 고향인 북청군 신포면 향토지 집필에 몰두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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