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산유량준수 의문… OPEC분쟁 “불씨” 여전(뉴스파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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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한반도관련 국제학술회의… 「통한」 세계적 관심사로
세계의 화약고 중동에서 또다시 「기름전쟁」이 일어나지 않을까하여 전세계가 초조와 불안속에서 1주일을 보냈으나 결국 유가인상으로 사태가 종결됐다.
자국의 유전에서 기름을 파갔다하여 중동의 군사대국 이라크가 쿠웨이트 국경지대로 2개 사단병력을 이동하고 2백여대의 탱크 및 지대공미사일을 배치하자 쿠웨이트도 전군에 비상령을 내렸고 미국도 대규모군사훈련을 실시하는등 상호무력시위를 벌여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이 지역에 한때 감돌았다.
다행히 아랍권 국가들의 중재노력으로 쿠웨이트가 무력충돌의사가 없음을 밝히고 이라크도 군대를 철수하기 시작하면서 무력충돌만은 막을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OPEC가 27일 공시유가를 18달러에서 21달러로 인상하고 산유량도 하루 2천2백50만배럴로 묶기로 결정함으로써 이라크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다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미국의 대이라크 제재조치가 발동됐고 산유국들의 생산쿼타준수도 아직 미지수로 남아있어 분쟁의 불씨는 계속 남아있다고 하겠다.
○…지난 1일의 경제통합에 이어 순항을 거듭하던 통독작업은 24일 동독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던 자민당이 드 메지에르 내각에서 탈퇴를 선언함으로써 예기치 않은 돌풍을 맞았다.
자민당에 이어 함께 연정에 참여하고 있는 사민당도 시한부탈퇴를 선언,통독작업이 다된 밥에 재 뿌리는 격이 되지 않을까하여 독일 국민들에게 일말의 불안감을 안겨주었다.
이들의 탈퇴이유는 12월2일로 예정된 양독의 총선거전에 먼저 양국의회가 통일을 선언해야 한다는 이른바 「선통일 후총선」의 명분때문이다.
12월2일에 전독총선을 치른뒤 양독의 정치적 통일을 하자는 기민당의 이른바 「선총선 후통일」론에 정면으로 맞선 사민당과 자민당의 주장은 물론 총선에서 5%이상의 득표를 해야만 정당의 의회진출이 가능토록한 서독선거법조항을 의식한데서 나온 것이다.
다시말해 통일선언에 앞서 총선을 실시하면 동서독이 각기 별도로 선거를 실시하게 됨으로써 서독내에 자매정당이 없는 동독내의 군소정당들이 거의 탈락하는 대신 서독의 사민당과 제휴를 맺고 있는 동독 사민당은 반사적인 이익을 볼 수 있는 것이다.
만약 군소정당이 5%미만 득표로 소멸돼 버리면 사민당으로 표가 몰려 통독후의 기민당세력이 약화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한사코 드 메지에르는 선총선을 주장했다.
결국 이 문제는 동서독대표들로 구성된 통일위원회에서 26일 12월로 예정된 총선은 단일선거지역을 대상으로한 동일한 선거법아래에서 실시하되 서독 선거법의 5%조항 적용은 8월말까지 동서독정부간 선거협정을 체결할때까지 유보키로 함으로써 쌍방 모두 1보씩 후퇴,사민당이 탈퇴선언 방침을 바꿔 연정붕괴의 위기는 일단 모면했다.
현재 정당간 모색되고 있는 해결책으로는 ①5%를 3∼4%로 완화하거나 ②5%조항의 적용을 전국 단위가 아닌 16개주 단위로 바꾸는 방안이 있는데 서독의 기민당과 자민당 연립정부는 16개주 단위로 바꾸는 것을 추진하고 있어 어떻게 결말이 날지 주목된다.
○…세계적인 냉전시대의 종언에도 불구하고 유일하게 냉전의 유산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한반도의 장래에 대한 세계의 관심이 각종 학술회의ㆍ의회청문회 등을 통해 계속 고조되고 있다.
지난주 초부터 모스크바와 워싱턴에서 잇따라 개최된 한미고위세미나와 25일의 미하원 아­태소위청문회 및 27일 펜실베이니아에서 열린 6ㆍ25 40주년기념 6개국 국제학술회의 등은 모두 그 초점을 한반도의 장래에 맞추고 있다.
이들 회의에서는 한결같이 ▲남북대화촉진 ▲미국과 북한간의 외교접촉 격상 ▲남북한 군축 ▲한반도 비핵지대화 ▲일­북한 관계개선등이 진지하게 논의되고 있으며 비록 학자들의 의견이긴 하지만 워싱턴과 평양간의 연락사무소 설치주장까지 거침없이 나오고 있다. 통독에 이은 「통한」문제가 세계의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는 느낌이다.<고흥길 외신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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