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비타민] '청송'교도소 이름 바꿔주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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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1990년 개봉된 이두용 감독의 영화 '청송으로 가는 길'을 기억하시는지요. 절도 전과 38범인 한 노인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입니다. 주인공은 이 영화에서 "무서운 청송보호감호소에 가기 싫다"고 버티다 결국 다른 교도소에서 숨집니다. 경북 청송군민들은 당시 "지역 이미지에 먹칠을 하니 영화 제목을 바꿔달라"고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이런 사연을 가진 청송군민들이 이번에는 아예 청송교도소의 명칭을 바꿔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청송군향우회연합회는 19일 "다음달 말까지 군민 2000여 명의 서명을 받아 법무부 교정국에 교도소 명칭 변경을 진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연합회 남상찬(57) 회장은 "청송 하면 흉악범을 가둬두는 청송보호감호소와 교도소가 있는 고장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며 "이런 오명을 벗기 위해 군민들이 나섰다"고 말했습니다.

아름다운 주왕산국립공원이 있는 청송에는 청송교도소, 청송2.3 교도소, 청송직업훈련교도소 등 4개의 교도소가 있습니다. 3교도소는 보호감호 조치에 대한 위헌 결정으로 지난해 초 사라진 청송보호감호소가 이름만 바뀐 것입니다. 향우회연합회 측은 "군대의 ○○부대처럼 숫자를 사용하거나 지역명 대신 '희망.재활' 등의 용어를 썼으면 좋겠다"고 제안했습니다. 관행적으로 지역 이름을 따서 교도소 이름을 정해온 법무부가 청송 군민들의 바람을 들어줄지 주목됩니다.

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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