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정에 친절바람/“납세자를 가족처럼” 민원담당자에 예절교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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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노인위해 돋보기까지 비치… 전시행정 안돼야
딱딱하기만 하던 세정에 친절바람이 불고 있다.
「납세자를 가족처럼 모신다」는 팻말을 내걸고 서울시내 일선 세무서마다 대민봉사를 부드럽게 하자는 운동을 펼치고 있다.
세무서에 들어서면 『어서오십시오,무엇을 도와드릴까요』하며 직원이 인사한다.
백화점에서나 볼 수 있는 이같은 친절봉사가 요즘 납세자들을 적잖이 당황하게 만들기도 한다. 불친절의 표본이었던 세무서가 어느새 이렇게 탈바꿈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국세청은 직원들의 이같은 친절봉사를 위해 지난 12,13일 이틀동안 서울시내 민원실에 근무하는 2백58명을 대상으로 「친절봉사 실습훈련」을 가졌다.
이상혁 서울지방국세청장과 서울시내 34개 세무서 서장도 참가한 이 훈련에서 직원들은 2인1조씩 팀을 짜 한사람은 민원인 입장에서,한사람은 세무공무원 입장에서 민원업무를 처리하는 가상실습도 했다. 평소 민원인들에게 얼마나 불친절하게 대했는지 한번 깨달아 보자는 뜻에서였다.
또 한국훈련개발원 원장 박광근씨를 초빙,예절교육까지 받았다. 그는 예절이란 『「예」하고 절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세청은 특히 교육중 배포한 책자에서 민원인의 유형을 조급형ㆍ온순형ㆍ까다로운 형ㆍ거만형ㆍ명랑형으로 분류,각기 친절하게 응대하는 방법도 소개했다.
서울 도심의 한 세무서는 노인들을 위해 돋보기안경까지 비치해 놓았다.
18일 오후 회사일로 소공세무서를 찾은 주연경씨(24)는 『세무서는 불친절하다 못해 두려운 곳으로만 알았다. 앞으로도 계속 친절하게 업무를 빨리 처리해 주었으며 좋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친절운동이 한때의 전시행정으로만 그쳐서는 안된다.
민원업무 담당공무원에 대한 사기진작과 인사행정으로 「친절봉사」가 뿌리내릴수 있도록 해야 한다.<박의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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