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열달만에… 사상 첫 기록/동화은 수신고 1조 돌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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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지점도 3개서 30개로 늘어
동화은행이 창립 1주년도 안돼 고객들의 총예금액이 1조원을 넘어섰다.
이북5도민의 은행으로 작년 9월5일 영업을 시작한 동화은행은 지난달 14일 총수신이 9천8백87억원에서 15일엔 1조3백69억원이 됐으며 6월말 이후에도 계속 1조원을 넘고 있다. 14일 현재 총수신은 1조1천억원 수준.
동화은행은 창립 첫날의 하루예금이 이북출신기업인의 축하예금등으로 6천9백억원에 이른데다 창립당시 주주가 1백17만3천8백80명으로 다른 은행(약30만명)보다 4배나 많아 금융계의 화제를 모았는데 신설은행으로서 창립 10개월도 채 안돼 1조원을 넘은 것은 기록적인 일이다.
동화은행이 이처럼 신설은행으로서 금융계에 두각을 나타낸 것은 영업 초창기에 실향민인 주주들의 열성적인 호응에다 여러은행에서 모인 「동화맨」들이 한 몸이 되어 뛰었기 때문이다.
동화은행에는 아직 노조가 없다. 이는 기반을 잡을때까지 노동운동을 삼가자는 분위기가 직원들 사이에 깔려있기 때문이라고 은행측은 설명했다.
최근 모신용조사기관에서 전국은행들을 대상으로 친절ㆍ신속도ㆍ환경 등을 조사한 결과 동화은행이 종합점수 1위를 차지한 것도 이같은 행원들의 열성 덕택이라는 것이다.
또 신설은행들이 모두 마찬가지이기는 하지만 기존은행들처럼 경제성장과정에서 은행이 덮어쓴 부실채권이 전혀 없는 것이 큰 강점이 되고 있다. 이 때문에 창업 첫해인 작년에 24억원의 이익을 냈으며 올해는 1백억원의 순익을 예상하고 있다.
동화은행은 이같은 여세를 몰아 2천억원의 유상증자를 곧 실시,자본금을 2천억원에서 4천억원으로 늘린다.
또 창립당시 지점이 3개뿐이었으나 지금은 30개로 늘어났고 연말까지 모두 40개로 확장하는등 점포대형화를 서두르고 있는 중이다.
동화은행의 과제는 앞으로 이북5도민의 은행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전국의 은행」이 되는 것이다.
이북5도민이 출자를 했지만 영업은 전국민을 상대로 해야되기 때문이다.
창립당시부터 주주들의 열기는 대단했지만 동화은행의 총수신중 이북출신의 예금은 절반도 안되고 이북출신 인사들이 경영하는 기업을 한개도 주거래기업으로 확보하지 못한데서도 나타난다
이와 함께 동화은행이 총수신 1조원을 달성하고도 다른 은행에 「밉보일」것을 꺼려 외부에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않았는데 그만큼 경쟁시대에서도 불구하고 금융계의 풍토가 보수적이라는 것도 새겨둬야 할 부분인 것 같다.<길진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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