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연중 최저수준으로/“증안기금개입때 팔자”분위기가 문제(시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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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미수정리매물 홍수 정국경색도 악재로
○…주가가 70여일만에 연중 최저수준으로 다시 돌아갔다.
지난 4월30일 지수 7백선이 무너지면서 연중 최저치를 기록한후 5ㆍ8부동산대책 및 증시안정화대책,그리고 한소정상회담개최 등으로 6월초 한때 8백선을 회복하기도 했던 주가는 이후 후속 매수세력이 형성되지 않아 하락을 거듭해 왔다.
이달초 남북고위회담 확정으로 인해 한차례 반등도 있었으나 단 하루에 그치는 등 취약한 증시기반을 여실히 드러내면서 결국 종합주가지수는 40여일만에 1백25포인트가 떨어졌다.
이번주 들어서는 주초증안기금의 고군분투로 소폭 상승하기도 했으나 증안기금만으로는 장세를 받치기에 역부족이라고 판단한 투자자들과 자금난이 심화된 증권사들이 미수정리 및 미상환융자 정리매물을 내놓은데다 국회폭력사태등 정국경색 요인까지 겹쳐 주가가 큰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지난 10일 이후 3일간 30포인트가 하락하며 지수 7백선이 저항다운 저항 한번 못해본채 무너진 것은 지난 4월말 상황과 비슷하다.
최근 투자자들의 분위기는 당분간 증시가 회복되기 힘들 것으로 판단,돌발적인 호재가 나올때나,증안기금이 시장개입 강도를 높일때 오히려 보유주식을 처분하는 투자패턴을 보임으로써 증시침체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시위할 힘도 잃었다/투자자들 거의 덤덤
○…지난 4월부터 격렬한 양상을 보이던 투자자들의 시위도 막상 7백선이 재차 무너진 13일에는 좀체로 찾아보기 힘들었다.
명동의 증권빌딩에는 이날도 1백명이 넘는 투자자들이 모여 개인적인 울분을 토로하거나 가능한 증시부양대책에 대한 난상토론을 벌였으나 전광판을 끄거나 집기를 부수는등의 과격한 행동은 하지 않았다.
투자자들도 7백선붕괴를 미리 예견했던 탓인지 허탈해 하면서도 의외로 덤덤한 표정들.
투자자들은 그나마 현재 정부가 내놓을 수 있는 조치로 ▲유통금융 재개 ▲시가할인율 50% 확대 ▲기관투자가 보유주식한도 철폐 ▲신용융자 상환기일 연장등을 바라고 있으나 과거의 경험상 이들 조치가 나온다고 해서 장세 전환이 이뤄진다고는 기대하지 않는 모습들이다.
○침체장세 타개위해/수요진작책을 건의
○…증권업협회는 13일 25개증권사 사장단이 모인 정례이사회에서 침체장세를 타개하기 위해 증안기금 조기납부등 자체적인 노력을 강화하는 한편 기관들의 증시개입을 포함한 수요진작책을 정부에 건의키로 했다.
25개사 사장단은 자구노력의 일환으로 이달말까지 증권사들이 증안기금에 내도록 되어있는 4차출자금 2천5백억원을 20일까지 당겨서 출자하는 한편 증권사 대주주들의 주식배당분 (7백여억원)을 증안기금에 출자하는 세부방안도 빠른 시일안에 결정키로 했다.
그러나 정부건의안에 대해서는 난상토론만 벌였을 뿐 딱 부러지는 대책을 찾지 못해 건의안 자체를 회장단에 일임하는 등 답답한 상황은 마찬가지.<손장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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