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최후의 대화」실패/유급시한 하루앞두고/학생들 수업거부 계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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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경찰 1천여명 재투입 채비/당국 선별유급등 대책 고심
10일의 유급시한을 하루앞둔 세종대사태는 9일오전까지 교수ㆍ학생ㆍ학부모와 학교측에 의한 대화해결에 실패,공권력 재투입에 의한 수업강행과 학생 선별 유급처리 및 이에따른 91학년도 신입생 모집정지 등의 사태로 치닫고 있다.
이날 세종대는 교수전원이 출근,수업을 강행하려 했으나 수업거부 주동학생들이 곳곳에서 수업거부를 위한 집회를 열고 수업동참호소를 위해 학교에 나온 학부모 7백여명 및 교수와 승강이를 벌였고 오전까지 강의가 진행된 학과는 2∼3개에 불과했다. 사태가 다시 악화될 조짐을 보이자 경찰은 1천여명의 병력을 학교주변에 배치,학교측의 재투입 요청에 대비했다.
한편 문교부는 이날 관계직원을 대학에 파견,수업상황을 지켜본뒤 다수 학생의 유급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개인별 수강상황자료 수집에 들어가는 한편 향후대책마련에 나섰다.
◇학생=농성주도학생 3백여명은 오전8시30분쯤부터 일반학생들이 학부모들과 함께 등교하자 정문주변과 강의실 곳곳에서 『수업거부로 학원민주화 쟁취하자』며 수업거부 동참을 호소했다.
총학생회측은 이날 오후2시 전대협소속 다른 대학생들과 연합집회를 갖고 수업거부를 재결의했다.
등교한 일반학생들은 대부분 강의실주변에 모여 유급사태 등 학교상황에 대해 얘기를 나누는 모습이었으나 농성주동 학생들의 수업거부 운동에 적극적으로 반대하지는 않았다.
◇학교=이날 새벽 학생들이 폐쇄한 정문을 산소용접기로 열고 오전8시부터 대부분의 교수와 직원들이 출근했으나 교내 곳곳에서 수업거부 학생들의 노래와 구호로 소란스런 분위기가 계속되자 연구실ㆍ사무실만을 지켰을뿐 적극적인 수업정상화노력은 하지않았다.
이중화총장 등 교무위원들은 오전10시40분 후문을 통해 학교로 들어가 학생대표와 마지막 협상을 벌였으나 실패했다.
학교측 관계자는 『학부모까지 동원해 끝까지 설득했지만 학생들이 계속 완강히 버텨 자력에 의한 정상화는 힘들 것같다』고 밝혔다.
◇학부모=학부모들은 『7,8일사이 문교부ㆍ학교측으로부터 학생들을 데리고 등교해달라는 연락을 받았다』며 일부 학부모들은 등교와 함께 강의실 책ㆍ걸상 등을 정리했으며 대부분은 학생회측의 과별 간담회에 참석하거나 사태를 관망하기만 했다.
학부모들은 곳곳에서 농성학생들에게 『유급만은 막아야 한다』며 삼삼오오 설득작업을 펴다 학생들과 심한 말다툼을 벌였다.
학부모들은 오전11시쯤 『학무모들이 직접나서 수업재개 설득작업을 벌이자』는 내용의 정상화촉구 결의대회를 가졌다.
◇문교부=대학정책실 유해강학사심의관 등 관계직원들이 이날오전 세종대에 나가 『10일 1교시부터 정상수업이 진행되지 않으면 유급사태가 불가피하다』며 학생들을 설득했다.
문교부는 수업정상화가 실패할 경우에 대비,세종대로부터 지난달 25일 임시휴업해체 이후의 출석부를 제출받아 수강학생 명단을 확인하는 등 유급대상 학생선별작업에 들어갔다.
문교부는 유급사태는 개인별ㆍ학과별ㆍ단과대학별로 이뤄지고 따라서 세종대의 학생수용능력으로 보아 91학년도 신입생 모집은 자동적으로 정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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