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할때 시간 감각 익혀 둬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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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대·아주대·광운대·한성대·한국항공대의 수시 1학기 전공적성검사와 인성·적성검사를 분석하고 수시 2학기 대비 전략을 알아본다.

전공적성검사는 만점을 요구하는 시험이 아니다. 얼마나 실수를 하지 않는가, 얼마나 직관력을 발휘하는가를 겨루는 시험이다. 준비기간이 짧더라도 충분한 연습과 다양한 문제유형을 익히면 '합격으로 가는 길'은 험난하지 않을 것이다.

▶홍익대 전공적성검사
수시 1학기 시험을 친 학교 중 가장 예시문에 충실했던 학교 중 하나다. 언어 추론영역의 경우 예년과 달리 지문이 길어졌기 때문에 충분한 대비가 필요하다. 수리도 특별히 까다로운 문제는 없었다. 예시문을 정확히 분석하고 준비한 학생들은 고득점이 가능했을 것이다. 수시 2는 수시 1과 달리 인문계열의 경우 언어영역의 득점이 ×2점이 되기 때문에 수리영역보다는 언어영역 득점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

▶아주대 전공적성검사
전공적성검사를 하는 다른 10개 대학과 달리 독자 행보를 하는 학교다. 아주대가 샘플로 공개한 타블로 문제는 대수적 조합론 내용이며, 수학과 전공과정 내용이다. 언어도 전공적성검사라기보다는 논술에 가깝다. 지난달 치러진 수시 2-1의 경우 언어영역의 지문이 매우 길었다. 평소 글 읽기(정독과 속독)에 익숙지 않은 학생이라면 매우 어려웠을 것이다. 언어의 경우 지문이 매우 길어져 상당한 수준의 독해력이 필요했다. 아주대 출제 예상지문의 수준은 수리과학·인문사회 모두 대학 1학년 개론 수준이거나 더 높은 수준의 문제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광운대 인성·적성검사
광운대는 이번 수시 1학기에 전공적성검사를 처음 실시했다. 예시문도 몇 문제밖에 공개되지 않아 광운대를 목표로 했던 학생들은 상당히 까다로웠을 것이다. 논리추론과 자료해석(수리영역)·수리력 등 모든 영역에서 예상보다 난이도가 높았기에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다. 이 학교는 오답에 대해 2분의 1점(0.5점)의 감점이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문제를 풀어야 한다. 모르는 문제에 손댔다가 손해 보는 일이 없어야 한다.

▶한성대 전공적성검사
한성대의 경우 예시문제 유형보다는 좀 더 다양하게 문제가 출제됐고, 지난해와 비교해 다소 어려웠다. 언어의 경우 전체적으로 긴 지문이 많이 나와 많은 수험생이 시간이 부족했다. 수리영역도 지난해와 비교해 어려웠다는 평가다. 학교 측이 제시한 예시문제를 중심으로 인하대 유형의 문제를 보충해 공부하면 고득점도 가능할 것이다.

▶한국항공대 전공적성검사
올해 전공적성검사를 처음 치른다. 예시문제 유형을 분석한 뒤 그에 맞는 문제를 골라 풀어보는 게 좋다. 시중의 전공적성 기본서가 좋을 것이다. 오답에 4분의 1점의 감점이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총론
아주대를 제외한 4개 대학의 전공적성검사의 경우"문제는 많고 시간은 없다"는 게 수험생들의 공통 반응이었다. 전공적성은 얼마나 정확하고 빨리 문제를 푸느냐가 관건이다. 전공적성은 연습할 때 시간 감각을 미리 익혀둬야 한다. 지문이 짧거나 눈으로만 봐도 풀리는 문제는 대략 몇 초면 풀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문제는 다른 학생들도 쉽게 풀 수 있다. 결국 당락을 결정하는 것은 어려운 문제를 누가 얼마나 정확하고 빨리 푸느냐에 달려 있다.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가장 자신있는 문제부터 풀고 버릴 문제는 과감히 버려야 한다. 또 실수도 최대한 줄여야 한다. 전공적성검사의 경우 3개(광운대·항공대·인하대) 대학에 오답 감점제가 있기 때문에 쉬운 문제는 절대 놓쳐서는 안 된다.

이상 2회에 걸쳐 10개 대학의 전공적성검사 및 인성·적성검사를 분석하고 수시 2학기 전망을 살펴봤다. 경희대·아주대를 제외한 8개 학교의 대비는 각 학교의 예시문제·기출문제를 철저히 분석하고 그 유형에 맞는 많은 문제를 풀어봐야 한다. 전공적성을 준비하는 많은 학생은 전공적성을 시행하는 다른 대학에 복수지원한다. 따라서 3~4개 학교의 유형을 익히는 게 좋다. 경희대·아주대는 고교 교과과정을 충실히 준비한 학생이면 어느 정도 합격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국어와 수학의 기본이 약한 학생은 시험이 매우 어려울 것이다.

내년에도 많은 대학이 전공적성검사로 학생을 선발할 것으로 보인다. 전공적성을 1년 전부터 준비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그렇게 하는 학생도 없을 것이다. 수능과 내신에 충실한 학생은 전공적성을 치르는데 크게 무리가 없고 준비기간도 짧다. 평소 중·상위권 학생은 전공적성을 노려볼 수 있다. 수능과 내신이 약한 학생들도 겁먹을 필요는 없다. 다만 수학적 기초, 국어의 어휘력과 독해(글 읽기)에 평소 조금만 신경을 쓰면 전공적성을 준비하는 기간이 짧아도 충분히 상위권 학생들과의 차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02-564-2188, www.estudycare.com 김형일 중앙일보 프리미엄 대입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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