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헤딩 동점골로 "승기" 막강 로마군단 무릎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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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나폴리=외신종합】전 대회챔피언인 아르헨티나가 월드컵 4연패를 노리던 홈팀 이탈리아를 꺾고 로마에 입성했다.
아르헨티나는 4일 새벽나폴리 상파울로 경기장에서 벌어진 90이탈리아 월드컵축구 준결승에서 예상을 뒤엎고 이탈리아와 연장전을 포함한 1백20분간의 치열한 공방전 끝에 카니자의 동점골 수훈으로 1-1로 비긴 후 승부차기에서 세계최고 GK로 떠오른 고이코체아가 2개의 승부 킥을 막아내는 활약에 힘입어 4-3으로 승리, 9일 오전3시(한국시간) 서독-잉글랜드 승자와 패권을 놓고 최후의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됐다.
이로써 아르헨티나는 지난58년 스웨덴대회에서 브라질이 우승한 이래 남미 팀으로서는 유럽 월드컵대회에서 결승에 오른 두 번째 팀이 되었다.
아르헨티나 결승 도약의 주역은 역시 GK 고이코체아. 유고와의 준준결승에서도 연장전 끝에 득점 없이 비긴 후 승부차기에서 2개의 킥을 선방, 아르헨티나를 4강에 끌어올렸던 고이코체아는 이탈리아와의 승부차기에서도 4, 5번 키커인 도나도니와 세레나의 킥을 막아내 세계최고의 골키퍼로 위치를 굳혔다.
아르헨티나는 이날 전반17분만에 이탈리아의 최고 골게터 스킬라치에게 선취골을 내주었으나 후반23분 브라질과의 16강 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린 카니자가 마라도나의 패스에 이은 올라르티코에차의 왼쪽센터링을 문전에서 절묘한 백 헤딩 슛으로 연결시켜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렸다.
아르헨티나는 이날 수비에서는 강한 태클을 바탕으로 철저한 강압수비를 펼쳤으며 공격에서는 남미 특유의 개인기를 바탕으로 한 중앙돌파작전을 구사, 이탈리아와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아르헨티나는 연장전 전반종료직전에 수비 주스티가와일드차징으로 퇴장 당해 10명이 싸우는 불리함을 감수해야 했으나 적극적인 공격으로 이를 커버했다.
한편 이탈리아의 스킬라치는 이날 골로 통산5골을 기록, 체코의 스쿠라비와 함께 득점랭킹 공동선두에 나섰으나 이날 열 번이나 오프사이드를 범해 지나치게 골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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