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문제 핵심 누구나 알기쉽게 정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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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재무부 증권국장이라는 현직을 맡고있는 이영탁씨가 최근에 발간한 『시민을 위한 경제이야기』(김영사 간행) 는 두가지의 점에서 일반시민들에게 읽기를 적극 권하고 싶은 책이다.
하나는 경제문제를 누구나 알기 쉽고 읽기 쉽도록 편리하고도 간결·명료하게 정리했다는점이다. 경제에 대해서는 이제 국민 누구나가 관심을 갖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경제서적들이 어려운 전문용어들로 채워져 일반독자들이 읽기 쉽지 않다.
그러나 이책은 성장·분배·노동·경제력집중과 같은 경제의 기본적인 문제들로부터 정보화시대와같은 첨단적인 문제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우리경제의 현안문제들을 핵심을 추러서 누구나 알기 쉽도록 썼다.
두번째로 이책은 경제부처의 요직에 있는 현직관료가 저술하였다는 점이다. 과거보다는 덜해야하겠지만 앞으로도 우리 나라 경제에서 경제관료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야함은 분명한 사실이다.
양심적이고 유능한 관료는 어느 사회, 어느 시대에서나 경제와 사회의 발전에 필수적인 요소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이국장이 그러한 사람이라고 평자는 평소에 생각해왔으며 그 생각이 틀리지 않음을 이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확인할수 있었다.
이국장은 오랜 공직생활에서 우러나온 살아있는 목소리를 이 책에서 들러주고 있다. 특히기업은 발전해 나가야 하지만 경제가 소수의 자연인에 의하여 지배되는 이른바 경제력집중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는 그의 주장에는 참으로 공감이 간다.
그러나 이 책에서 한가지 아쉬운 점은 본인이 무척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관료적 사고방식이 일부 남아 있다는 점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분배문제에관한 시각이다.
이국장은 아직도 성장과 분배가 상호배치된다는 과거의 경직된 사고를 벗어나지 못하고있다. 이 점만 벗어날 수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렇다고 이책을 낮게 평가하고 싶은 생각은 조금도 없다. 이책은 전반적으로 건강하고 양심적이며 진취적인, 그러면서도 현실에 뿌리를 튼튼히 내리고있는 지혜들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근식

<서울시립대교수·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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