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다시 “무기력”(증권시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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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사자」세 실종 신용만기 매물 쌓여/시가총액 작년말보다 11% 감소
○거래량 한심한 수준 고객 예탁금도 줄어
○…증시가 다시 무기력해지고 있다. 한ㆍ소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로 한때 소생기미를 보이던 증시는 이후 후속재료가 나오지 않음에 따라 「사자」세력은 실종된 반면 신용만기가 돌아온 매물들은 산적해 있어 힘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증시안정기금이 받쳐왔던 8백선이 지난주말 무너진 이후 연6일간 34포인트가 떨어진 주가는 7백70선마저도 위태롭게 하고 있다.
일반투자자들은 증안기금이 개입해줄 때를 기다려 보유주식을 처분하는데에만 관심이 있을뿐 「사자」로 나설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일주일내내 하루 거래량이 6백만∼7백만주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으며 그나마 증안기금이 매일 1백만주 이상을 사들인 것을 감안하면 일반이나 기관들의 매수움직임이 얼마나 미약했는지 알 수 있다.
투자자들은 기대하던 남북관계개선등의 재료는 나오지 않고 오히려 통화안정증권배정이나 북한이 남북대화를 거부했다는 소식만 들려오자 당분간 추이를 지켜보면서 「사자」를 자제하는 것으로 보인다.
1조5천억원대를 유지하던 고객예탁금도 지난 4일의 1조5천5백65억원을 정점으로 계속 줄어들어 14일 현재 1조4천1백42억원까지 떨어졌다.
거래일수로 9일간 1천4백23억원이 줄어 하루평균 1백50억원 이상씩 증시를 빠져나갔다는 얘기다.
여기에 3천억원이 넘는 미상환융자금등 산적해 있는 대기매물은 외부재료가 나타나지 않는한 상당기간 증시가 무기력증에서 벗어나기 힘들게 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에 증안기금 1주 앞당겨 납부케
○…증권업협회는 오는 26일까지 납부키로 돼있던 증권사들의 6월분 증시안정기금 출연금 2천5백억원을 오는 19일까지 일주일 앞당겨 납부토록 했다.
협회가 증권사들의 증시안정기금 납부시한을 이처럼 앞당긴 것은 ▲최근 증시가 다시 침체에 빠지자 안정기금의 시장개입강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출연금을 미리 확보해 둘 필요가 있는데다 ▲은행ㆍ보험 및 상장사들의 출연금을 예정대로 조성키위해 증권사들이 먼저 모범을 보여야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금융주등 크게 줄고 조립금속 다소 늘어
○…올들어 상장주식수는 크게 늘어났으나 주가의 하락으로 인해 상장주식의 시가총액(주식수×시가)은 지난해말에 비해 11%가 줄어 들었다.
16일 한신경제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상장주식의 시가총액은 지난해말 95조4천7백여억원에서 지난 14일 현재 84조9천9백여억원으로 11%가 줄어들었으며 업종별로는 은행ㆍ증권ㆍ한전주 등이 15%이상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1차금속ㆍ운수장비ㆍ화학ㆍ음식료 등도 10%이상 감소하는등 대부분 업종의 시가총액이 줄어들었으나 올해들어 상대적인 호조를 보였던 조립금속은 4.3%가 늘어났다.
업종별 시가총액이 달라짐에 따라 전체 시가총액중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달라졌다.<손장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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