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 데생의 미숙·소재의 빈곤 드러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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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총 응모작은 작년과 비슷한 5백14점. 그 중 입선권에 들어간 작품이 27점으로 숫자상으로 보면 치열한 경쟁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양적인 것과 질적인 것이 너무 비례되지 않아 심사에 맥이빠진 점을 솔직히 고백한다.
작품의 수준은 2, 3년째 비슷한 범주를 지키고 있는 것같다. 꾸준히 지적되는 일이지만 데생의 미숙, 소재의 빈곤이 올해에도 심하게 드러났다.
남과의 경쟁에선 모호한 태도로는 이길수 없다. 뚜렷한 자기방법을 지니지 않으면 안된다.
비단 이 공모건에서만 아닌, 최근 신진작가들의 작품 가운덴 선배작가들이나 근래 수상작들을 모방하는 경우가 심하게 눈에 띄고 있음도 지적하지 않을수 없다.
심사는 무엇보다도 독자적인 자기방법을 높이 평가했다.
올해는 특별히 뛰어난 작품이 없어 대상을 내지 못해 안타까웠다. 세사람의 우수상은 경향에 있어서나 방법에 있어 다양하고 독자적인 면모가 두드러졌다.
김용의 『흙으로부터, 나의 유년기』는 대단히 암시적이며 시적인 화면분위기가 인상적이었다. 주제에 걸맞아 보인다.
고찬규의 『가는길, 노래를 지어』는 대비적인 구성과 탄탄한 데생이 돋보였다.
김혜숙의 『관심』은 평범한 실정이나 운필의 독자성과 화면에 풍기는 소박한 기운이 신선감을 주었다.
오태학 이열모 오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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