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료 8000원 더 내면 외제차 '공포 끝'

중앙일보

입력

직장인 김모씨는 최근 빗길 운전을 하다 BMW 차량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김씨가 몰던 NF 소나타는 앞 범퍼가, BMW는 뒷문이 부서졌다.

사흘 뒤 나온 BMW 수리비 견적서를 보고 김씨는 깜짝 놀랐다. 수리비가 무려 4200만원이나 나왔기 때문이다. 그래도 보험을 믿고 별 걱정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보험사로부터 연락을 받은 그는 곤혹스러웠다. 자신이 가입한 보험의 보상한도가 3000만원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나머지 1200만원은 고스란히 자비로 물어줘야 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BMW 차주로부터 렌트가 비용 1140만원(1일 38만원)을 더 내놓으라는 통보를 받았다. 수리 기간 30일 동안 사고차량과 똑같은 BMW를 렌트카로 제공해줘야 할 의무가 있었던 것이다. 만일의 사고를 위해 들었던 보험이 김씨에게는 별반 도움이 되지 않았다.

요즘 수입차들이 급증하면서 김씨와 같은 처지에 놓인 운전자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보험 가입자 절반 이상이 대물한도가 낮은 상품에 가입, 이런 봉변시 혜택을 못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금융감독원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작년 국내 14개 손보사 자동차 대물보험 가입금액별 실적을 집계한 결과, 배상한도 3000만원이 46.9%로 가장 많았다.

2003년 67.5%, 2004년 57.7%로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가입금액 중 여전히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 작년 1000만원과 2000만원 가입자 2.4%와 4.7%를 포함 할 경우 3000만원 이하 가입자가 54%를 나타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외제차 수입 급증과 국산차 고급화 추세로 사고시 높은 수리비가 들 수 있다"며 "이 때문에 대물보험 가입액이 고액화되고 있지만 3000만원 이하 가입자가 여전히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반영하듯 배상한도 5000만원 가입자는 2003년 6.3%, 2004년 12.5%, 2005년 17.3%로 늘었다. 2002년까지 전체 가입자의 8.8%에 불과했던 1억원 이상 가입자는 2004년 19.6%, 2005년 28.7%로 급증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외제차 수리비가 비상식적으로 높아 대물사고 배상액이 클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며 "그러나 배상한도간 보험료 차이가 없어 현재로서는 대물한도가 큰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실질적으로 대물배상 보험료는 배상한도 3000만원과 1억원 이상의 보험료 차이가 거의 없었다.

소나타, SM5 등 2000cc 중형차의 경우 할인.할증률 70% 적용시 배상한도 3000만원의 평균 보험료가11만4000원으로 1억원 이상 12만2000원과 8000원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그랜져, 오피러스 등 2000cc 이상의 대형차도 각각 14만1000원과 15만1000원으로 1만원 차이가 났다.

<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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