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프라이머리' 공방, 박근혜·이명박 신경전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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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후보 선출 방식을 두고 '오픈 프라이머리(국민참여경선제)' 도입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힌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와 원희룡.남경필 등 소장파 의원들 간의 공방이 이제는 당내 유력 대권후보로 거론되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 간의 신경전으로 옮겨 붙고 있는 형국이다.

독일을 방문 중인 박 전 대표는 30일(현지시간) 대선후보 경선 출마를 공식으로 밝히는 자리에서 경선방식에 대해 "선진국으로 가는 중요한 요건 중 하나는 원칙이나 룰이 정해졌으면 개인의 유.불리에 따라 함부로 바꾸지 않는 것"이라며 "당원에 의견을 물어 지금의 대선후보 경선 제도를 만든 만큼 당원에게 물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오픈 프라이머리가 옳고 그르다는 차원이 아니라 공당이 그래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말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반면, 이 전 시장은 1일 자신의 고향인 포항의 한 교회를 방문한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누가 후보가 되느냐보다 당이 정권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그런 국민적인 열망을 이루려면 당이 여러 가지로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박 전 대표가 먼저 오픈 프라이머리 도입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직후에 나온 이 전 시장의 발언이기에 서로의 견해차를 극명하게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박 전 대표는 현행 당헌.당규 상의 경선방식으로 고집한 반면, 이 전 시장은 대선 승리라는 대의명분 아래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셈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이 전 시장은 본격적인 대선경선 경쟁에 들어간 후보들이 서로 배려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전 시장은 "한나라당 후보들끼리 서로 상처내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며 "우리끼리 상처를 내는 것은 상대를 유리하게 만드는 길이므로 당의 승리를 위해 서로 보호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고향인 포항에 내려간 이 전 시장은 2일 다시 서울로 올라온 뒤 가회동 자택에서 추석 명절을 보낼 예정이다. 이 전 시장은 추석 일정 중에도 자문교수를 포함한 분야별 전문가들과 만나 해외정책탐사 일정을 놓고 토론하는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다.

박 전 대표는 2일 독일에서 귀국한 뒤 여독을 풀고, 다가오는 4일 서울의 한 복지시설을 찾아 봉사활동을 할 예정이며 추석 연휴에는 박 전 대표의 동생인 지만 씨 내외 등 가족과 함께 삼성동 자택에서 보낼 계획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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