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라 과반 실패 … 29일 결선투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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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1일 상파울루의 상 베르나도 도 캄포 선거구에서 투표를 마치고 기자들에 둘려싸여 인터뷰를 하고있다. [상 베르나도 도 캄포 AP=연합뉴스]

1일 실시된 브라질 대선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현 대통령이 과반 득표에 실패했다. 이에 따라 최종 승부는 이달 29일 결선투표에서 가려지게 됐다.

브라질 연방선거법원에 따르면 개표 집계가 99.96% 진행된 상황에서 집권 노동자당(PT)을 이끌고 있는 룰라 대통령은 48.61%를 얻는 데 그쳤다. 1차 투표에서 당선을 확정 짓기에는 1.39%포인트가 모자랐다.

반면 야당인 브라질 사회민주당(PSDB) 소속 제랄두 알키민 전 상파울루 주지사는 41.64%를 얻었다. 예상 밖의 선전이다.

사회주의 자유당(PSOL)의 엘로이자 엘레나 상원의원은 6.85%, 민주노동당(PDT)의 크리스토방 부아르케 상원의원은 2.65%를 각각 득표했다. 이로써 룰라와 알키민 두 후보는 브라질 선거법에 따라 이달 29일 결선투표에서 진검승부를 벌이게 됐다.

1차 투표 결과는 룰라 대통령이 낙승하리라던 당초 예상에서 크게 빗나갔다. 2주 전까지만 하더라도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20%포인트 이상 벌어져 룰라 대통령이 50% 이상 득표하면서 무난히 낙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두 후보 간 격차는 6.97%포인트밖에 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현지 전문가들은 "룰라의 막판 방심과 알키민의 막바지 선전이 맞물린 결과"라고 분석했다.

룰라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열린 마지막 TV토론에 불참했다. 여론조사에서 앞서가는 마당에 굳이 야당 후보들의 집중포화를 받을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하지만 이처럼 '부자 몸조심'하는 모습은 최근 잇따라 터진 집권당 비리 사건과 맞물려 표심 이반 현상을 불렀다.

여기에 알키민 후보의 인기가 급상승하면서 결국 결선투표까지 가게 됐다. 게다가 군소 후보들마저 결선투표에서 알키민 후보를 지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한 달 뒤 결선투표에서 역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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