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은 야만인」인식 바로 잡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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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버려진 개·고양이등 거두기 10년 「동물고아원 원장」 금선란씨
『비록 말 못하는 짐승이지만 꼬리치고 반가워하는 것을 보면 감정은 사람 못지 않아요.』
길거리에 버려진 개·고양이 등 애완동물들을 거둬 어린아이들처럼 보살피는 금선란씨 (45·여·대구시대명산동1593의19).
그녀의 공식 직함은 동물보호협회장이지만 사람들은 「동물고아원 원장」이라고 즐겨 부른다.
어릴 때부터 유별나게 동물을 좋아해 온 그녀는 20년전 약사(성우약국)인 남편 조청차씨 (47r)와 결혼, 슬하에 남매를 두고 있는데 80년대 들어 생활의 여유가 생기자 문득 고양이를 키우고 싶은 생각을 자제하지 못했다.
『서문시장에서 장사꾼이 못생기고 피부병에 걸린 고양이 한 마리를 내다버리려는 것을 3천원에 사다 치료하고 길러보니 그동안 잠재해 있던 동물에 대한 사람이 싹트더군요.』
이 무렵부터 거리에서 방황하다 차에 치이거나 짓궂은 아이들 등쌀에 내몰리고 학대당하는 개·고양이등을 거두기 시작한 것이10년.
현재 1백50평이나 되는 집마당에 3개의 우리를 치고 개 10마리와 고양이 60마리, 수탉 1마리를 기르고있다.
『아파트에 살다가 우리 고아(동물)들을 키우기 위해 5년전 마당 넓은 집(건평4O평)을 4천3백만원에 사 들였는데 지금은 3억원으로 뛰었으니 동물 때문에 돈도 번 셈이지요.』
금씨는 87년부터 세계 50여 개국의 동물보호단체와 교류, 동물보호운동에 나서고있으며 지난해 7월엔 한국동물보호협회를 설립했다. 현재 회원은 2백여명.
금씨는 『공익광고 등을 통해 끊임없는 동물보호캠페인을 추진, 국제사회에서 야만인으로 비하되는 한국인의 품위를 세우겠다』며 의욕이 대단하다.
〈대구〓이용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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