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아프리카 연결 세기의 역사 꿈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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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대서양과 지중해 사이를 잇고 있는 지브롤터 해협에 터널이나 교량을 건설, 유럽과 아프리카대륙을 직통으로 연결하자는 야심적 구상이 구체화되고 있다.
지브롤터 해협을 사이에 두고 유럽과 아프리카국가로 서로 마주 대하고 있는 스페인과 모로코 두 나라에 의해 공동 추진되고 있는 이 구상이 실현될 경우 대서양이나 인도양 등 바다를 거치지 않고도 유럽과 아프리카가 철도 혹은 도로로 바로 연결될 수 있게 돼 두 대륙간의 물자수송 및 교통이 지금보다 훨씬 원활해질 전망이다.
두 나라는 이마 기초연구를 끝내고 세부 검토작업을 준비중에 있는데 이와 관련, 모로코는 16일부터 3일간 세계적인 토목전문가와 금융인·국제법학자 등 5백명이 참가하는 대규모심포지엄을 개최, 이 대역사 추진에 따른 다각적인 타당성 검토를 시작했다.
모로코국왕인 하산 2세의 필생의 꿈이기도 한 이 프로젝트는 지난79년 후안 카를로스 1세 스페인 왕과의 협정체결로 빛을 보게 돼 그동안 양국전문가들의 연구가 계속돼 왔다.
지금까지의 기초연구결과 지브롤터 해협에 총 연장 28km, 깊이 3백m의 해저터널을 뚫는 방안과 이 해협의 폭이 좀더 좁은 지점에 10km의 교량과 5km의 터널을 혼합 건설하는 방안 등 두 가지가 주로 검토되고 있다.
첫 번째 안은 현재 50%의 공정을 보이고 있는 영구해협 해저터널과 같은 방식이지만 두 번째 안은 지금까지 한번도 시도된 적이 없는 새로운 방식이다.
어림잡아 이 공사에는 약 80억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양국관계자들은 추산하고 있으나 복잡한 공사성격을 감안할 때 총 1백26억 달러가 투입될 예정인 영구 해저터널공사보다 돈이 더 들면 들었지 적게 들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원확보문제만 해결되면 늦어도 금세기 말까지는 공사에 착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세기의 대공사를 꿈꾸고 있는 모로코와 스페인관계자들은 야 심을 불태우고 있다. 【파리=배명복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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