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서양과 지중해 사이를 잇고 있는 지브롤터 해협에 터널이나 교량을 건설, 유럽과 아프리카대륙을 직통으로 연결하자는 야심적 구상이 구체화되고 있다.
지브롤터 해협을 사이에 두고 유럽과 아프리카국가로 서로 마주 대하고 있는 스페인과 모로코 두 나라에 의해 공동 추진되고 있는 이 구상이 실현될 경우 대서양이나 인도양 등 바다를 거치지 않고도 유럽과 아프리카가 철도 혹은 도로로 바로 연결될 수 있게 돼 두 대륙간의 물자수송 및 교통이 지금보다 훨씬 원활해질 전망이다.
두 나라는 이마 기초연구를 끝내고 세부 검토작업을 준비중에 있는데 이와 관련, 모로코는 16일부터 3일간 세계적인 토목전문가와 금융인·국제법학자 등 5백명이 참가하는 대규모심포지엄을 개최, 이 대역사 추진에 따른 다각적인 타당성 검토를 시작했다.
모로코국왕인 하산 2세의 필생의 꿈이기도 한 이 프로젝트는 지난79년 후안 카를로스 1세 스페인 왕과의 협정체결로 빛을 보게 돼 그동안 양국전문가들의 연구가 계속돼 왔다.
지금까지의 기초연구결과 지브롤터 해협에 총 연장 28km, 깊이 3백m의 해저터널을 뚫는 방안과 이 해협의 폭이 좀더 좁은 지점에 10km의 교량과 5km의 터널을 혼합 건설하는 방안 등 두 가지가 주로 검토되고 있다.
첫 번째 안은 현재 50%의 공정을 보이고 있는 영구해협 해저터널과 같은 방식이지만 두 번째 안은 지금까지 한번도 시도된 적이 없는 새로운 방식이다.
어림잡아 이 공사에는 약 80억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양국관계자들은 추산하고 있으나 복잡한 공사성격을 감안할 때 총 1백26억 달러가 투입될 예정인 영구 해저터널공사보다 돈이 더 들면 들었지 적게 들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원확보문제만 해결되면 늦어도 금세기 말까지는 공사에 착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세기의 대공사를 꿈꾸고 있는 모로코와 스페인관계자들은 야 심을 불태우고 있다. 【파리=배명복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