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만성 신부전 예방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0면

신부전이란 콩팥(신장)의 기능이 나빠지는 것으로 만성일 때엔 수년 또는 10여 년에 걸쳐 서서히 나빠진다. 일단 나빠진 콩팥은 회복이 거의·불가능하므로 예방이 매우 중요하다.
신부전이 심해져 인공신장기나 신장이식을 생각하게 될 지경에 이르면 경제적 측면 등 여러 면에서 고생스럽다.
신부전은 당뇨법·신장결핵·신장결석·선천성 신장질환·신장암 등의 질병에서 비롯될 수도 있고 세균감염·면역학적기전·대사이상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예방도 여러 각도에서 생각해야 한다.
예컨대 당뇨병이 있을 때 혈당조절을 열심히 한다든가, 신장결핵을 조기 치료하는 것 등이 예방책으로 중요하다.
사과가 어떤 원인으로 한 번 썩기 시작하면 계속 썩어 들어가듯 일단 시작된 신부전은 원인이 어떻든 지속적으로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
최근 미국의 보스턴대·하버드대 교수들이 이 문제를 깊이 연구했다. 왜 한쪽 콩팥을 떼어내면 다른 콩팥이 커지는가. 또 커지는 콩팥은 없어진 다른 쪽의 기능을 완전히 대신해 오래 쓸 수 있는가. 우리 몸 속의 신원(네프론 : 신장기능의 한 단위로 양쪽 합쳐 2백만개)들 중 5분의4가 망가지고 나면 남은 5분의1은 어떻게 기능하며 얼마나 유지되고 어떤 스트레스를 받는지 연구했다. 성급한(?) 학자들은 흰쥐들의 한족 콩팥과 다른 쪽의 콩팥 6분의 5를 갈라낸 다음 2개 군으로 나눠 염분·단백질성분이 적은 먹이를 준 쥐들과 그렇지 않은 먹이를 준 쥐들을 혈액·소변검사·혈압측정 등의 방법으로 비교했다.
이런 여러 가지 연구 끝에 망가지고 남은 신장조직(혹은 신원)은 스트레스를 받고있으며 사구체에 미치는 혈압, 부하되는 단백질의 분해산물, 높은 혈당치 등이 신장기능의 쇠퇴를 촉진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만성신부전의 예방은 병이 생기기전에 예방하는 것과 일단 나빠진 신장기능을 더 악화되지 않게 하는 것으로 나눌 수 있다. 예방법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①건강한 사람이라도 1년에 한번쯤 혈압측정과 소변검사를 포함한 종합건강진찰을 받는다. 혈압측정과 소변검사 만으로도 대부분의 신장병을 조기 발견할 수 있다.
②신장병이 있으면 고혈압이 되고 반대로 고혈압이 있으면 신장이 손상될 수 있다. 짠 음식을 피하고 술·담배를 금하며 체중조절과 규칙적인 생활을 해야 한다. 필요하면 혈압강하제를 장기 복용한다.
③신장기능이 이미 상당히 나빠져 있을 때엔 단백질 섭취를 적당히 제한하되 필요한 경우필수아미노산이 많이 함유돼 있는 계란·우유·고기 등을 섭취한다. 단백질을 얼마나 제한할 것인지는 의사·영양사와 상의해야 한다.
④염분을 지나치게 제한하지는 말고 실사·구토 등으로 탈수가 되지 않도록 조심한다.
⑤신장병 진료에만 국한하지 말고 가정의를 정해 각종 성인병 예방을 위한 주기적 의논을 한다.
◇알림〓다음주 부터는 장윤석교수(서울대의대·산부인과)가 「산부인과 질환」을 집필합니다.
박한철 〈한양대의대교수·내과〉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