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정상화 시간 걸릴듯/KBS,18일부터 「제작복귀」(초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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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방송내실화 3단계 계획/서사장진퇴 여전히 불씨
36일동안 계속된 KBS의 파행방송이 18일 전사원의 제작복귀로 방송정상화의 첫걸음을 내딛게 됐다.
11일 사원들의 비상대책위원회가 전면제작복귀를 선언한 이후 회사측은 차장급이상 간부들을 중심으로 방송기자재 점검등 정상화에 대비해왔고 「정상화 편성계획」을 세워 지속적인 사전준비를 서둘러왔기 때문에 10여일 후면 외견상 모든 프로그램은 제자리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회사측은 정상화계획에서 3단계 기본원칙을 정해 이에따른 조속한 정상화를 모색하고 있다.
14일 이미 시작된 1단계 준비는 보도ㆍ스포츠ㆍ정보성프로그램을 중점 정상화하며 21∼27일까지 정규및 특집프로그램을,28일 이후에는 각 프로그램의 내실화작업과 이미지고양 작업을 병행해 나간다는 것이다.
이 기간중 회사측은 장기간 제작거부로 인한 시청자들의 불만과 실추된 신뢰회복을 위해 캠페인프로그램 제작 방송과 시청자에게 위안을 주는 특별공개 생방송을 실시할 계획이다.
회사측은 특히 이번 사태이후 공영방송으로서의 KBS위상을 재정립한다는 측면에서 전사원의 결집된 잠재력을 보이는 대형기획을 5,6월에 집중편성키로 하는등 대내적으로 사원들의 불만요인을 최소화하고 대외적으로 실추된 명예를 되찾기 위한 자구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회사측의 노력에도 불구,이번 사태의 발단인 서기원사장의 퇴진문제는 여전히 해결전망이 어둡고 6월 임시국회를 통과할 것으로 보이는 방송구조개편안,구속자 처리문제(구속 16명,영장발부 6명),사원들의 일부 본부장퇴진요구등은 계속 분규의 불씨로 남아있는 상태다.
제작복귀이후 가장 큰 논란과 내부투쟁이 예상되는 문제는 서사장 퇴진여부.
비대위는 11일 제작복귀선언과 함께 『서사장퇴진은 변함없는 투쟁목표이며 이를 보다 효율적으로 전개하기 위해 방송제작포기라는 소극적 자세대신 방송에 복귀,내부투쟁을 벌이는 적극적인 방법을 택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사원들은 17일 비대위를 전면 해체하고 실ㆍ국별대표 20여명으로 구성된 민주방송실천위원회(위원장 김철수 전비대위위원장)를 중심으로 실ㆍ국별 내부투쟁을 강화하기 위한 조직정비 작업에 들어갔다.
이에대해 서사장은 『이번 사태에 어떤 형태든 책임을 지겠다』는 원칙적인 입장표명만 계속할뿐 사퇴의 구체적 시기와 방법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을 꺼리고 있어 이를 둘러싼 분규재발 가능성도 크다.
또 회사측이 그동안 제작거부사원들에 대해 「무노동ㆍ무임금」원칙을 적용,5월급여를 전혀 지급치 않기로 함에따라 이에 대한 사원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이와함께 안동수 전노조위원장등 16명의 구속자와 사전영장이 발부된 6명에 대한 처리 여부도 방송의 완전 정상화를 위한 걸림돌중의 하나로 남아 있다.<최형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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